'최희섭 사태'가 답보 상태다. 트레이드 등 또렷한 해법이 불투명한 가운데 최희섭은 구단이 권고한 시한(애리조나 캠프출발일인 15일)에 끝내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KIA로서는 난감해진 상황이다. 최희섭이 원하는 트레이드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더라도 시간에 쫓겨 움직이는 모양새는 원하는 그림이 아니다. 이를 위해서는 최희섭이 거취문제와 관계 없이 꾸준히 몸을 만드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시장에서의 '상품성'이란 측면에서 불리해질 수 밖에 없다. 구단 측 입장에서는 최악의 상황까지도 가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적 배경이다.
어떤 이유든 선수가 트레이드를 먼저 요구할 경우 구단은 난처해 질 수 밖에 없다. 트레이드를 추진한다고 해도 쉽지 않다. 왜 그럴까. 두가지 이유가 있다.
▶팀워크와 기강, 그리고 명분
야구는 단체 스포츠다. 팀워크가 필수다. 그래서 팀에는 분명한 규율이 있다. 트레이드를 선수가 먼저 요청할 경우 구단은 그 특정 선수를 떠나 팀워크와 기강을 먼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남아 있는 기존 선수들에게 좋지 않은 선례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KIA의 고민이 바로 여기에 있다.
이런 면에서 트레이드를 바라는 최희섭으로선 구단이 트레이드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명분있는 행동을 취할 필요가 있다. 이는 거취와 별도로 훈련(개인 훈련이든 팀 훈련이든)을 지속하겠다는 의지와 실천이다. 선수로서 정상 활동을 하면서 구단이 트레이드를 추진할만한 여유와 시간, 그리고 명분을 줘야 한다.
훈련을 꾸준히 하는 모습을 대내외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그가 원하는 가장 빠른 트레이드 성사의 길이다.
▶패를 보여주고 치는 카드
트레이드는 '게임'이자 '흥정'이다. 내밀 수 있는 최후의 카드를 서로 모를 때 균형에 맞는 딜로 수렴할 수 있다. 하지만 선수가 트레이드를 요청하는 순간 균형은 깨지기 쉽다. 한쪽의 패가 상대방에게 공개되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트레이드 요청 소문이 나는 순간 정작 트레이드는 힘들어진다. 상대팀에게는 '바겐세일' 기회로 느껴질 수 밖에 없다. 정상가격보다 조금 더 싼 가격을 지불하려는 의사는 어찌보면 당연하다. 트레이드가 답보 상태로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이러한 관점에서 최희섭의 훈련 자세는 또 다시 중요해진다. 만에 하나 답답한 답보상태가 길어지는 가운데 훈련마저 소홀해질 경우 영입하려는 팀은 조금씩 더 주저할 수 밖에 없다. 내년 시즌 활약 여부에 대한 확신이 줄면 보상 카드 역시 작아지고 트레이드는 더 힘들어진다.
현 시점에서 최희섭에게 최선의 방법은 구단에 훈련 의지를 밝히고 공개 훈련에 착수하는 것이다. '훈련은 훈련, 트레이드는 트레이드'라는 인식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