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평소 유망주들의 J-리그행에 대해 안타까워한다. J-리그 용병 생활보다 K-리그 생활이 경기력 발전에 낫다는 생각이다. 시간이 날 때마다 우려를 표시했다.
홍 감독의 생각은 올림픽대표팀에서 그대로 나타났다. 당초 홍명보호의 주축은 J-리거들이었다. 2009년 이집트 청소년월드컵(20세 이하) 출전 당시 조영철(오미야) 정동호(가이나레) 등이 중심이었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도 김영권(오미야) 김보경(세레소) 김민우(사간도스) 조영철 등이 꾸준히 승선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현재 K-리거들의 역습이 시작됐다. 홍명보호의 중심은 J-리거에서 K-리거로 옮겨가고 있다. 윤빛가람(성남) 홍정호(제주) 오재석(강원) 등 기존 터줏대감에 새로운 K-리거들도 힘을 보태고 있다. 15일 태국 A대표팀과의 킹스컵에서는 김동섭(광주)과 서정진(전북) 김현성(서울) K-리거 3인방이 팀의 모든 골을 집어넣었다. 서정진과 김현성을 후반 교체투입된 뒤 경기를 결정지었다. 김민우 등 몇몇 J-리거들이 좋은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 주축은 K-리거였다.
홍명보호의 중심이동은 K-리거들의 경기력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이들은 소속팀에서 꾸준히 경기 경험을 쌓았다. 팀원의 일부로 선배들의 노하우를 받아들였다. K-리그의 안정적인 토양 아래에서 성장 속도를 높였다. 반면 J-리거들은 여전히 팀의 용병일 뿐이다. 팀 동료들의 도움을 받는 것도 한계가 있다. 모든 것을 혼자 해결해야한다. 발전 속도가 느려질 수 밖에 없다.
진정한 경쟁은 이제부터다. 태국전에서 K-리거들의 가능성을 확인한 홍 감독은 18일 덴마크전에서는 J-리거들을 테스트할 예정이다. 21일 노르웨이전에서는 2월 열릴 2012년 런던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중동 2연전에 나설 베스트 멤버의 윤곽을 그려낼 셈이다. 본선에 진출한다면 기성용(셀틱) 등 유럽파들도 합류할 예정이어서 한층 더 경쟁이 치열할 것이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