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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홍명보호 첫 실전에서 얻은 수확은 자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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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스컵 참가는 행운이다."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킹스컵이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는 데 최적의 무대라고 판단했다.

임진년의 첫 술이다. 홍명보호의 출발은 산뜻했다. 홍 감독은 15일 방콕 라자망갈라스타디움에서 벌어진 개최국 태국과의 킹스컵 1차전에서 교체멤버 5명을 포함해 16명을 가동했다. 리틀 태극전사들은 5일 소집돼 다음날 일본 오키나와로 이동, 전지훈련을 펼쳤다. 11일 태국에 입성한 후 첫 실전이었다.

승패는 큰 의미가 없었지만 그래도 승리하면 자연스럽게 분위기가 전환된다. 내부 경쟁이 활발해진다. 훈련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3대1 완승, 홍명보호가 연출한 2012년 첫 성적표다.

국내파와 J-리거로 진용이 꾸려졌다. 1월은 비시즌이다. 물밑에서 체력을 끌어올릴 시기다. 쉼표의 여백은 눈에 띄었다. 홍 감독은 변화를 선택했다. 5~6명의 주축 선수를 제외했다. 김동섭(광주)이 오랜만에 원톱에 포진한 가운데 김민우(사간 도스)가 섀도 스트라이커로 출격했다. 좌우 측면에는 조영철(니가타)과 김태환(서울), '더블 볼란치(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에는 박종우(부산)와 한국영(쇼난)이 섰다. 윤석영(전남)-김영권(오미야)-김기희(대구)-정동호(돗토리)가 포백을 구성한 가운데 골문은 김승규(울산)가 지켰다.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2012년 런던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3차전(1대0 승)과 비교하면 베스트 11 중 6명이 바뀌었다.

실험이었다. 예상대로 선수들의 컨디션이 100%가 아니었다. 70~80% 수준이었다. 한창 몸을 만드는 중이었다. 전반 볼터치와 패싱력이 둔탁했다. 공수 포지션간의 간격이 벌어지면서 플레이는 효율적이지 못했다. 전체적인 조직력이 완성되지 않았다. 선수비-후역습으로 나선 태국의 칼날은 예리하지 못했다.

전반 42분 김동섭의 벼락 터닝슛으로 선제골을 터트렸지만 후반 9분 태국에 동점골을 허용했다. 실점 과정에선 수비라인도 불안했다. 홍 감독은 1-1 상황에서 주축 선수들을 투입했다. 백성동(이와타) 서정진(전북) 김현성(서울)에 이어 후반 막판 홍정호(제주) 오재석(강원)을 차례로 교체 출전시켰다.

조영철 김태환 대신 그라운드를 밟은 백성동과 서정진은 개인기와 스피드가 뛰어난 선수들이다. 경기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자질이 있다. 원톱 김현성은 파괴력이 넘친다. 이들이 개인기를 앞세워 경기를 풀어가면서 공격이 활기를 띠었다. 서정진에 이어 김현성이 릴레이골을 터트리며 서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홈팀에 동점골을 허용한 상황에서 주눅들지 않고 색깔을 지킨 점은 수확이다.

홍명보호의 고지는 킹스컵이 아니다. 2월 5일 사우디아라비아, 22일 오만과 중동 원정 2연전이 진정한 실전이다. 2012년 런던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4,5차전이다.

킹스컵의 목적은 경기 감각과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선수들도 서두르지 않고, 동분서주했다. 2012년 첫 출발은 상쾌했다. 7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의 청신호가 켜졌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