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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연재 런던프로젝트,7개 월드컵시리즈 '강행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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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듬체조 요정' 손연재(18·세종고)가 13일 오전 러시아로 출국했다. 한달간의 겨울휴가를 마치고 런던올림픽을 향한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

다섯살 때 처음 수구(후프 볼 곤봉 리본 등 리듬체조에 사용하는 도구)를 잡은 이후 줄곧 꿈꿔왔던 올림픽 무대다. 러시아 노보고르스크 훈련장에 도착하자마자 하루 8시간의 지옥훈련이 기다리고 있다. 난도를 높인 새 곤봉 프로그램의 숙련도를 높이는 것이 급선무다. 리본 프로그램도 수정했다. 지난 시즌 좋은 평가를 받았던 공, 후프 등은 기존 프로그램을 유지하되 일부 보완할 계획이다.

8월 런던행을 7개월여 앞두고 시간표를 빼곡하게 짰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대회 직전까지 월드컵 시리즈 출전을 통해 프로그램 숙련도와 실전감각을 높일 계획이다. 런던올림픽까지 국내에 머무르는 기간은 통틀어 불과 보름 남짓(3월1~7일, 5월21~31일)이다. 그외 모든 시간을 러시아 전훈과 대회 참가로 보내게 된다. "오직 올림픽만 생각할 것"이라고 했다.

2월 24일 열리는 모스크바 그랑프리 대회는 올해 첫 무대가 될 전망이다. 국제체조연맹(FIG) 공인대회는 아니지만 실력 있는 러시아 선수들이 쿼터 제한없이 대거 출전하는 대회다. 경기력면에서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3월 우크라이나 키에프 대회를 필두로 4월 이탈리아 페사로, 러시아 펜자 대회에 나선다. 5월에는 무려 3개 대회를 치른다. 불가리아 소피아, 프랑스 코르베유에손, 우즈베키스탄 월드컵 시리즈가 줄줄 이 예약돼 있다. 특히 유일한 A급 대회인 소피아월드컵 출전이 눈길을 끈다. 세계선수권 18위 이내 국가의 정상급 선수들만 출전하는 최고 대회다. 2010년 세계선수권 32위에서 1년만에 11위로 뛰어오른 손연재의 위상 변화가 한눈에 드러나는 대목이다. 손연재는 6월 벨라루스 민스크월드컵을 통해 마지막 모의고사를 치른다. 6월16일부터 7월말까지 마지막 러시아 전훈을 마친 후 8월 곧바로 런던에

입성한다.

한국 리듬체조 사상 최고 성적은 4년 전 '원조 요정' 신수지(21·세종대)가 베이징올림픽에서 기록한 세계 12위다. 지난 9월 몽펠리에세계선수권에서 11위로 런던행 티켓을 거머쥔 손연재는 올림픽에서 한자릿수 순위에 도전한다. 부동의 세계 1-2위 예브게니아 카나예바(러시아), 다리아 콘다코바(러시아), 알리나 막시멘코(우크라이나) 등 동구권 미녀들이 장악한 리듬체조에서 동양 소녀의 한자릿수 랭킹은 어찌보면 무모한 도전일 수 있다. 하지만 '겁없는 10대' 손연재는 스스로의 한계를 미리 긋지 않았다.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열린 마음이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개인종합 동메달 이후 손연재는 쉼없이 달려왔다. 24~25점대를 맴돌던 종목별 점수가 러시아 장기전훈 이후인 지난해 26~27점대로 뛰어올랐다. 30~40위권의 순위를 10위권 초반으로 끌어올렸다.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28~29점대의 정상급 선수들과 진검승부하기 위해선 또 한번의 도약이 필요하다. 난도, 예술성, 표현력, 숙련도 모든 면에서 업그레이드돼야 한다. 선수 스스로 가야 할 길을 잘 알고 있다. "열심히 하다보면 언젠가 28점대도 가능하지 않을까요"가 그녀의 겸손하면서도 당찬 대답이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