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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를 품은 달' 아역 로맨스, 안방극장 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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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역들 연기에 가슴이 떨린다."

MBC 수목극 '해를 품은 달' 시청자 게시판을 도배하고 있는 글의 내용이다. 아예 아역들의 출연분량을 늘려달라는 청원도 셀 수 없이 올라오고 있다. 아역들의 로맨스 연기에 안방극장이 흠뻑 빠져버린 분위기다.

'해를 품은 달'이 3회만에 23.2%를 기록하며 단박에 '국민 사극'이 된 데는 아역들의 뛰어난 연기력이 견인차가 됐다. 아역들은 단순히 인물간 관계와 인연을 제시하는 배경과 에피소드 정도의 역할이 아니라, 향후 전개될 갈등과 화해와 로맨스의 밑바탕을 완성하며 극의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극 중에서 이훤은 15세, 연우는 13세, 양명은 16세로 설정돼 있다. 이들의 삼각 로맨스는 어린 시절의 어설픈 첫사랑 정도가 아니라 제법 애절하고 절박하다. 적극적으로 애정을 밝히면서도 연우가 정쟁의 희생양이 될까 주저하는 이훤의 진실한 마음, "모두가 세자의 사람이어도 좋다. 연우 너만 나의 사람이 되어 준다면"이라는 양명의 고백은 성인의 그것 못지 않게 진지하다. 그리고 그런 감정들을 섬세하게 표현하는 아역들의 연기력, 이들의 감정을 아름답게 증폭시키는 탁월한 연출력, 매회 명대사를 배출하는 대본의 힘, 3박자의 호흡이 맞아떨어지면서 이야기가 설득력을 얻었다. 덕분에 시청자들은 아역배우들을 보며 가슴을 설레어 하는 특별한 경험을 하고 있다.

게시판에선 "지금 같은 상황이면 성인 연기자들이 필요 없을 것 같다" "김수현과 한가인이 연기할 때 부담될 것 같다" "성인 파트가 시작되면 시청률이 떨어지지 않겠냐"는 시청자들의 걱정도 눈에 띈다. 그만큼 아역들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이후에야 어찌 되든, 현재 '해를 품은 달' 인기의 일등공신이면서 동시에 최대 수혜자는 아역배우들임이 분명해 보인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