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이 가자!"
NC가 11일 창원시 3.15아트센터에서 시무식을 열고 프로야구 아홉번째 구단으로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시무식에는 선수단 62명과 코칭스태프 16명, 구단 임직원 34명 등이 참석했다. 시무식이 시작되자 NC의 창단 과정과 2012시즌 신인드래프트를 담은 영상이 나왔다. 선수들은 숨을 죽이고, 역사와도 같은 구단의 태동 과정에 집중했다.
NC 이태일 대표의 신년사가 이어졌다. 이 대표는 선수단에 '거침없이 가자'는 화두를 던졌다. 그는 "2012시즌은 그 어느 시즌보다 의미있는 한해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지난해가 준비기간이라 하면 올해는 경기를 통해서 우리가 어느 정도의 수준인지, 2013년 1군에서 어느 정도의 경기를 펼칠 수 있을지를 평가받는 한 해"라고 밝혔다.
이어 이 대표는 "거침없이 가자. 무엇을 하든지 주저하지 말고, 망설이지 말자"며 "우리가 8개 구단에 비해 동생이고 후배, 막내라는 생각을 갖고 있을 것이다. 이런 생각은 마음 한구석으로 미뤄놓자. 늦게 출발했을 뿐이지, 우린 더 멀리 갈 수 있다. 거침없이 뚜벅뚜벅 공룡의 발걸음을 내딛자"라고 힘주어 말했다.
뒤이어 단상에 선 김경문 감독은 "카운트다운이 다가왔다는 생각이 든다. 여러분들의 심장소리가 들리고, 긴장감이 감도는 것 같다"며 "우리 선수들은 새해에 어떤 목표를 가졌나?"라고 질문을 던졌다. 그는 "난 우리 팀을 두려움 없는 팀으로 만들고 싶다. 팬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팀, 팬들을 깊게 생각하는 팀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프로선수로서의 자세를 강조했다. 그는 "목표를 향해서 가다보면 여러모로 넘기 힘든 언덕이 많이 있을 것이다. 목표를 정했다고 바로 이뤄지는 것도 아니다"라며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라면, 도망가지 말고 정면으로 부딪혀 스스로 이겨내는 선수들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
이어 김 감독은 조심스럽게 전날 신인선수 교육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된 두산 신인 이규환을 언급했다. 그는 "우리 선수들이 한번 더 생각해봐야 할 부분이 아닌가 싶다. 술, 프로니까 먹을 수 있다. 하지만 자제력과 결단력은 여러분의 몫이다. 그것까지 컨트롤할 수 없다면 프로가 아니다"라며 "프로는 자기관리가 먼저다. 프로답게 돈도 많이 벌고, 효도도 하고 집도 사는 그런 목표를 한순간에 날리지 않았으면 한다. 자기 꿈도 펼치지 못하고 그렇게 된 것이 너무나 안타깝다"고 말했다. 선수들은 굳은 자세로 김 감독의 말을 경청했다.
이날 시무식에서는 새롭게 탈바꿈하고 있는 마산구장도 처음 공개됐다. 선수단을 위해 마산구장 내에 실내훈련장과 체력단련장 식당이 신설되고, 불펜 역시 외야 쪽에 독립된 공간으로 마련된다. 덕아웃은 2단으로 확장되고, 외야펜스 역시 안전펜스로 교체된다.
팬들을 위한 리모델링도 한창이다. 스카이박스와 테이블석 익사이팅존이 도입되고, 관중석을 한줄씩 줄여 편한 관람을 가능케 했다. 또한 귀빈석은 사라지고, 중앙지정석은 포수에 더 가깝게 다가간다. 구형 전광판 역시 잠실구장과 마찬가지로 풀그래픽HD 전광판으로 교체된다. 리모델링되는 마산구장은 2014시즌까지 사용할 계획이다.
NC는 벌써 스프링캠프에 참여할 45명의 명단을 확정지었다. 시무식을 마친 뒤 김 감독은 "포지션별로 3명씩 뽑아 총 45명의 명단을 확정했다. 강진과 애리조나 멤버가 갈리겠지만, 강진에 남는 선수들도 용기를 잃지 않았으면 한다. 기회를 줄 것이다. 부상선수나 컨디션이 떨어지는 선수가 나온다면 언제든 교체시킬 것이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우리는 1군을 목표로 하는 팀이다. 퓨처스리그에서 우승, 이런 것보다는 1군에 진입했을 때 어떤 플레이를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아무래도 퓨처스리그에서 상무와 경찰청이 강팀으로 꼽히는데, 이 팀들에게 잘해야 하지 않겠나. 우리가 퓨처스리그가 많은 관심을 갖도록 하는데 역할을 하고 싶다"며 웃었다.
한편, NC 선수단은 16일까지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인 마산구장 대신 마산종합운동장에서 훈련을 진행한다. 18일 미국 애리조나로 출국해 3월7일까지 구슬땀을 흘린다. 김 감독은 애리조나에 있는 다른 팀들과 연습경기가 없냐는 질문에 "우리가 먼저 하자고 할 입장은 아니다. 1군 팀들이 넓은 마음을 갖고 요청하면 우리는 언제든 응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창원=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