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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민 구단, K-리거들에게 새로운 기회의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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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선수에게 팀 선택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제 아무리 기량이 뛰어난 선수라도 팀과 궁합이 맞지 않거나 쟁쟁한 경쟁자들이 있다면 금세 기량이 시든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기량은 조금 달리지만 팀과 색이 맞는다면 기량을 발전시킬 수 있다..

예전에는 명문팀 입단이 최고였다. 경쟁은 버겁지만 좋은 선수들과 함께 있으면 자신의 기량도 늘 것이라는 것이 이유였다. 하지만 최근 트렌드가 바뀌었다. 새로운 기회의 땅이 생겼다. 바로 시도민 구단들이다. 특히 명문팀에서 치열한 경쟁에 치인 선수들이 시도민 구단으로 향하는 경우가 많다. 시도민 구단은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하다. 여기에 최근 시도민 구단들도 좋은 선수를 키워 기업 구단 등 돈이 많은 팀에 파는 것을 새로운 수익원으로 인식하고 있는 추세다. 선수와 구단의 이해가 맞아떨어지면서 시도민 구단을 발판 삼아 명문팀으로 이적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A대표팀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는 이근호(감바 오사카)가 대표적인 케이스다. 이근호는 2004년 인천에 둥지를 틀었다. 2006년 2군리그 MVP를 차지했다. 2007년 대구로 건너왔다. 인생의 전환점이었다. 경쟁자가 없었다. 경기에 꾸준히 나갔다. 2007년과 2008년 2시즌 동안 59경기에 나서 23골을 넣었다.

하대성(서울)도 좋은 예다. 2004년 울산에 입단한 하대성은 사실 별볼일 없는 선수였다. 이 호에게 밀렸다. 2005년까지 2시즌 동안 2경기 출전에 그쳤다. 2006년 대구행을 선택했다. 역시 주전으로 발돋움했다. 3시즌을 뛰며 74경기에 나섰다. 2009년 전북에서 주전 자리를 차지했다. 2010년 서울로 이적한 뒤 K-리그 최고의 미드필더로 발돋움했다.

지난 시즌에는 김현성(서울)이 좋은 예다. 김현성은 서울 유스팀인 동북고 출신으로 2008년 서울에 입단했다. 쟁쟁한 공격수들에게 밀려 제대로 경기 출전을 하지 못했던 김현성은 2010년 대구로 임대됐다. 2010년 1골을 넣는데 그쳤던 김현성은 지난해 7골을 넣으며 팀 주포로 우뚝 일어섰다. 올림픽대표팀까지 승선했다. 올 시즌 다시 서울로 복귀했다.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 모두 경기에 뛸 수 있는 팀에서 경기에 나섰고 기량을 끌어올렸다. 물오른 기량으로 바탕으로 강팀에 입단, 자신의 자리를 만들어냈다.

잠시 잠깐 자존심이 상했지만 자기 자신을 알고 발빠르게 대안을 찾아낸 것이 바로 성공의 지름길인 셈이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