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의 살아있는 전설 중 한 명인 미드필더 스콜스(38)가 깜짝 복귀했다. 그의 포지션은 중앙 미드필더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선수 은퇴했던 스콜스는 퍼거슨 감독의 설득 작업 끝에 위기의 맨유를 구하기 위해 이번 시즌 끝까지 뛰기로 하고 돌아왔다. 스콜스의 복귀가 맨유 박지성(31)에겐 어떤 영향을 줄까.
박지성의 역할이 좀더 명확해질 수 있다. 이번 시즌 박지성은 미드필더의 좌우, 중앙을 오갔다. 이런 혼란이 스콜스의 가세로 좌우 측면으로 정리될 가능성이 높다. 스콜스는 중앙 미드필더로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다. 앞으로 박지성이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하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경기 중간에 불가피한 상황에서 '시프트(이동)' 될 수는 있다.
박지성은 익숙한 좌우 측면에서 승부를 봐야 한다. 박지성이 아무리 멀티 플레이어라고 하지만 측면 보다 중앙은 어려운 자리다. 맨유 같은 팀에서 중원 사령관 역할을 맡아 볼을 좌우, 앞뒤로 원활하게 배급한다는 건 보통 실력으론 힘들다. 퍼거슨 감독은 이번 시즌 박지성을 몇 차례 중앙에 투입했었다. 박지성은 큰 실수가 없었지만 그렇다고 눈에 띄는 경기력을 보여주지도 못했다.
스콜스는 앞으로 중앙에서 캐릭, 안데르손 등과 호흡을 맞추게 된다. 따라서 중앙 미드필더로 뛰었던 노장 긱스(39)도 측면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박지성과 측면에서 경쟁하게 된다.
현재 좌우 측면 미드필더로 나설 수 있는 선수는 박지성, 긱스를 비롯해 나니, 발렌시아 등이다. 시즌 초반 좋은 활약을 펼쳤던 영은 부상으로 앞으로 한 달 가량 더 결장이 불가피하다. 이 네 명은 지난 시즌에도 좌우 측면 두 자리를 놓고 경쟁을 했었다. 긱스는 체력 안배 차원에서 한 주에 한 경기 밖에 출전하지 않는다. 박지성은 경기력을 꾸준하게 유지하고 있는 나니, 발렌시아와 주로 선발을 놓고 다툴 것이다.
퍼거슨 감독은 박지성의 체력이 떨어지지 않고 부상이 없을 경우 '로테이션 시스템(선수들을 골고루 뛰게 하는 것)'에 따라 출전 기회를 줄 것이다. 박지성의 기량에 대해 의심하지 않기 때문이다.
박지성이 측면으로 돌아온 것은 공격포인트를 더 많이 기록할 수 있는 기회다. 중앙과 측면을 오가게 되면 경기에 집중하기 어렵다. 스콜스가 오면서 맨유의 중원은 안정감을 찾을 수 있다. 따라서 박지성은 측면에서 공격포인트를 올리는 데 집중해야 한다. 이번 시즌 박지성은 2골(5도움)을 기록 중이다. 시즌 목표는 10골이다. 시즌이 반환점을 돈 상황이라 더욱 분발하지 않으면 10골 근처에 도달하지 못할 수 있다. 박지성은 스콜스의 복귀를 시즌 후반기 반전의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