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소 값 하락에도 사료 값은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어 축산농가가 울상이다. 하지만 식당 고깃값은 요지부동. 소비자들은 여전히 적지 않은 돈을 지불하고 한우를 먹고 있다.
전국 곳곳에 있는 산지와 이름난 직판장들에서는 그래도 저렴한 가격에 한우를 즐길 수 있다. 이 곳에서는 복잡한 중간 유통절차가 대폭 축소돼 비교적 싼 가격에 질 좋은 고기를 맛 볼 수 있는 것이다.
아울러 지역 곳곳마다 소문난 한우마을들이 자리하고 있어 보다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고 주변 여행지들과도 연계돼 많은 관광객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전국 한우마을]
▶강원도 영월·경기도 김포의 한우마을 '다하누촌'
김포 다하누촌(www.dahanoo.com)은 토종 명품 한우만을 취급하면서 생산농가와의 직거래로 가격이 저렴해 연 150만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한우 관광 1번지로 자리매김한 곳이다.
이 곳에서는 시중가보다 50~80% 저렴한 한우를 구입해서 먹을 수 있으며 산지에서 바로 잡은 질 좋은 1등급 이상의 한우 등심 1인분(150g)을 8천원~9천원에, 한우 육회 250g을 8천원으로 구입 가능하다. 구입한 고기는 옆에 식당으로 가서 상차림 비용 3천원(1인당)을 지불하고 기본 반찬을 제공받아 현지에서 신선한 고기를 맛 볼 수 있다. 최근에는 100만 돌파 한우 반값 축제를 진행하며 소비자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또 김포 지역 내 다도박물관, 덕포진 박물관, 조각공원, 허브랜드, 문수산 산림욕장, 태산가족공원, 석모도, 함상공원의 입장권을 가지고 방문 구매시, 구매금액의 10% 를 할인 받을 수 있는 혜택도 주어진다.
강원도 영월에 위치한 소문난 한우마을인 영월 다하누촌. 이 곳은 김포와 마찬가지로 질 좋은 한우를 값싸게 즐기려는 고객들로 연일 문전성시를 이룬다.
지난 2007년 8월 강원 영월군 주천면 주천리 일대에 한우 직거래마을 다하누촌이 조성됐다. 초기 정육점 1곳과 식당 3곳으로 시작된 '다하누촌'은 현재 10배 이상의 성장과 함께 관광버스 유입 대수도 월평균 170여대 이상이다. 방문객도 지난해에만 150여만명에 이를 만큼 이제는 대한민국 대표적인 한우의 메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최근에는 영월 다하누촌 본점이 HACCP(식품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Hazard Analysis Critical Control Point) 적용 작업장으로 지정되면서 품질뿐 아니라 위생과 안전에 있어서도 명품 한우 브랜드임을 입증하게 됐다.
여기에 다하누와 코레일관광개발이 내놓은 '한우관광열차'는 지난 해 1박 2일이 다녀가면서 영월의 주요 관광지로 거듭난 '한반도지형 선암마을'은 물론이고 청릉, 장릉, 선돌을 둘러보고 영월 다하누촌에서 한우로 든든히 몸보신까지 하는 여행상품을 선보이며 당일치기 관광코스로 주목 받고 있다.
아울러 김포와 영월 다하누촌 두 곳 모두 이곳을 방문한 관광객들을 위해 윷놀이, 투호, 팽이치기 등의 민속놀이기구 체험과 천원경매, 사골 무게 맞추기와 같은 행사도 수시로 진행하고 있으며 중앙광장 본점 앞에 대형 가마솥 6개와 '다하누촌 주막'을 설치해 24시간 우려낸 한우 사골과 막걸리를 무한정 제공하고 있다. 김포 다하누촌 본점 031-984-1137 영월 다하누촌 본점 033-372-2227
한편, 다하누에서는 소비자들이 보다 쉽게 질 좋은 한우를 구입할 수 있도록 한우전문쇼핑몰 다하누몰(www.dahanoomall.com)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경북 경주 화산 한우 숯불단지
경주는 국내에서 한우 사육두수가 가장 많은 지역이다.
이 곳의 입소문난 맛집은 보문단지에서 15분 거리, 불고기 단지 내에 위치한 '황금소숯불'이다. 육즙이 풍부한 갈빗살과 안창살, 맛깔스런 각종 나물들이 함께 곁들여진 한 상 가득한 음식들이 여행객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또 경주 시내에 위치한 '동네막창'은 삶은 막창 구이로 유명하며 많이 먹어도 질리지 않고 느끼하지 않아 담백한 막창 구이를 즐기려는 고객들에게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울산 봉계·언양 한우 불고기 특구
예로부터 봉계는 혹처럼 생긴 돌인 '혹돌'이 유명해 채석꾼이 몰려 들었고 그들이 고기 구워먹을 곳을 찾으면서 고깃집이 활성화된 곳이다. 봉계식 한우 불고기는 참숯불에 생고기를 얹어 왕소금을 뿌려 먹는 것이 특징으로 고급 숯인 백탄 중에서도 최고급인 참나무 백탄을 사용한다.
언양에는 1930년대부터 도축장이 있었는데, 1960년대 경부고속도로 건설을 위해 몰려든 일꾼들의 영향으로 고깃집도 늘어나게 됐다. 50년 전통을 자랑하는 언양불고기는 갈비를 제외한 다양한 부위를 골고루 섞어 양념한 뒤 숯불에 석쇠를 올려 굽는 방식으로 전형적인 불고기 맛을 내 어린이도 부담 없이 잘 먹는다.
봉계ㆍ언양 지역은 2006년 전국에서 유일하게 '먹거리 특구'로 지정된 곳으로 두 곳 모두 암소 한우만을 쓰는 게 원칙이다.
▶경북 예천 지보참우마을
직접 키운 한우(거세우)를 예천 도축장에서 도축해 와 식당에서 판매하는 방식인 참우마을은 2006년부터 마을 농가 31가구가 의기투합해 만든 곳으로 식당은 딱 한 곳으로 단일화돼 있다.
이 곳에서는 유산균·효모 등 미생물을 쌀겨에 발효시켜 만든 생균제를 사료에 섞어 먹인 한우를 판매한다.
이처럼 친환경 쌀겨 사료를 직접 만들어 써 사료값을 20% 줄여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내륙의 섬마을 회룡포가 지적에 있어 관광객들에게도 자연스레 알려지며 한우 마을로 자리매김 하게 됐다.
▶충남 예산 광시암소한우마을
예산에서 자란 암소 고기만을 판매하는 30년 전통의 광시 암소 한우마을은 주변 농장에서 사육한 소를 직접 공급 받는다. 이곳의 한우 농가들은 품질 관리를 위해 36개월 미만 암소만 도축하고 생산이력제와 자체 감시체제를 도입했다 신선한 육회가 유명한 광시 한우마을에는 20여 개 식당이 있으며 1인당 상차림 비용 5000원을 내고 식당을 이용할 수 있다.
▶전북 정읍 산외한우마을
2006년부터 자리잡은 전북 정읍에 위치한 산외 한우마을은 마을 안에 모두 44개 정육점과 25개 정육식당이 있다. 사실상 마을 전체가 정육점과 적육 식당인 셈으로 대부분 정읍 산외 지역에서 직접 키운 소를 판매하며 가격은 1+등급 거세우 등심이 100g에 5000원 정도다. 모악산과 내장산이 가까이 있어 여행객들 사이에선 이미 잘 알려진 곳이며 메주콩 산지와 구절초 축제가 열리고 있어 많은 관광객들이 다녀가고 있다.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