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동원 키스남을 찾습니다."
하루가 지났지만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최강 맨시티를 무너뜨린 '베이비지' 지동원(21·선덜랜드)에 대한 영국 언론의 반응이 뜨겁다. 하루종일 지동원의 골에 대한 보도가 줄을 잇더니 이제 지동원에게 키스를 시도한 '키스남'에게까지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지동원이 2일(이하 한국시각)선덜랜드 홈에서 열린 2011~201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9라운드 맨시티전 후반 48분 짜릿한 버저비터 결승골(1대0)을 쏘아올리던 바로 그순간,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그라운드에 난입한 한 남성 관중이 지동원에게 뜨거운 키스를 날렸다. 한시즌이 펼쳐지는 동안 버저비터는 자주는 아니지만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러나 감격에 못이겨 골넣은 선수의 뺨도 아닌 입술에다 키스를 시도하는 장면은 축구종가 잉글랜드에서도 극히 드문 장면이다.
영국 언론은 골장면 만큼이나 이 상황을 주목했다. 지동원에게도 당시 상황을 묻는 질문이 쏟아졌다. 지동원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서포터의 힘이 너무 세서 밀어내지 못했다. 그래도 입술은 피했다"고 했다. 영국 국영방송 BBC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전문프로그램 '매치오브더데이'도 키스를 시도하는 남자와 지동원이 서로 밀치는 장면을 보여주며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3일 복수의 영국 언론은 아예 공개적으로 이 남성을 찾아나섰다. 극적인 순간 펼쳐진 해프닝의 전모와 소감을 직접 듣고 싶다는 것이다. 영국의 스포츠전문채널 스카이스포츠는 미국의 시트콤 '섹스 앤 더 시티'를 패러디한 '키스 앤 더 시티'라는 제목으로 '스카이스포츠는 키스남을 찾고 있습니다. 부끄러워 말고 우리에게 당신과 연락할 수 있는 방법을 이메일로 남겨주세요'라며 공지를 올렸다. 영국 일간지 더선과 데일리미러도 동참했다. 더선은 '행복한 아시아인과의 키스'라는 제하로, 데일리미러는 '당신이 선덜랜드 결승골을 넣은 지동원에게 키스한 사람입니까? 혹은 그를 알고 있습니까? 뉴스데스크로 전화하거나 이메일을 보내주십시오'라고 기사를 올렸다.
국내팬들도 2일 하루 종일 지동원을 검색어 1위로 올려놓으며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새해 첫날 지동원의 입술을 훔친 키스남의 신원이 과연 밝혀질지. 성사 여부를 넘어 영국 언론의 뜨거운 관심을 받는 당사자가 한국 선수라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한 소식임에는 틀림없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