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누리는 과연 추승균 양희종급 포워드로 성장할 수 있을까.
이번 시즌 남자프로농구의 '신인 빅4'로 거론됐던 선수들이 뚜렷하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인 KGC 오세근, 2순위인 SK 김선형, 3순위인 오리온스 최진수, 4순위의 전자랜드 함누리 등이 시즌 개막 이전부터 화제의 중심이었다.
KGC 돌풍을 이끌고 있는 오세근이 역시 눈에 띈다. 2일 현재까지 경기 평균 31분34초를 뛰면서 16.30점, 8.30리바운드, 1.76스틸을 기록중이다. 특급 선수 한명의 가세가 농구에서 얼마나 큰 효과를 낳는 지를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다.
SK는 기대에 못미친 성적을 내고 있지만 김선형은 제몫을 하고 있다. 평균 31분12초를 뛰며 15.27점, 2.85리바운드, 2.94어시스트를 기록중이다. 최진수도 평균 32분 동안 코트에서 뛰어다니며 13.09점, 5.06리바운드, 1.24어시스트의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수치상으로는 함누리가 확연하게 처진다. 함누리는 경기 평균 4.62점, 1.69리바운드에 그치고 있다. 평균 17분30초밖에 뛰지 못했기 때문에 전반적인 성적도 수치가 낮다.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은 지난해 함누리를 지명할 때 "양희종이나 추승균 수준의 포워드로 키워보고 싶다"고 말했다. 양희종이 2007년 KT&G에 입단했을 때 유도훈 감독이 사령탑이었다. 당시 "양희종을 추승균급으로 키우고 싶다"고 했었고 실제 양희종은 강력한 멀티플레이어로 성장했다.
그렇다면 함누리에 대해선 어떤 평가를 내리고 있을까. 유도훈 감독은 "함누리는 우리 팀 전력구조 때문에 더 많은 활약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가드들이 많이 움직이면서 코트를 휘젓는 스타일로 경기하는 팀에 있으면 함누리도 돋보일 수 있는 선수다"라고 말했다. 전자랜드는 평균연령이 높고 전력구조상 빠른 농구를 하기 어려운 여건에 놓여있다.
이어 유 감독은 "아무래도 대학 시절의 수비와 프로의 수비는 다르다. 자꾸 실패를 겪어봐야 성공도 가능하다. 양희종 추승균도 한해 한해 지나면서 업그레이드가 된 선수들이다. 지금의 함누리도 알토란 같은 역할을 해주고 있다. 점점 더 배워나가면서 찬스를 만드는 법을 익히면 된다. 사업이나 공부에서도 먼저 앞서나가는 사람이 있지만 그게 평생 가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고보면 오세근 김선형 최진수 등은 모두 팀의 주공격수로 뛰는 선수들이다. 화려한 면이 부각될 조건이다. 반면 함누리는 수비쪽에서 더 큰 역할을 해야하는 입장이다. 수비는 기록지에 나타나지 않는 부분이기 때문에 당장의 비교에선 함누리가 여러 면에서 처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유도훈 감독은 "함누리는 다재다능한 선수다. 급하게 생각할 필요 없다"고 말했다.
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