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를 맞는 강원FC는 '유쾌한 도전'을 꿈꾸고 있다.
웃음이 나오는 말일 수도 있다. 2011년 K-리그 최하위였던 성적 때문이다. 기록을 보면 리그 30경기 중 3승, 득점은 경기당 평균 1골에 훨씬 못 미치는 14골이었고, 꼬박꼬박 1골 이상을 내줬다. 이런 강원에게 2012년 K-리그는 도전이라기보다 생존이라는 말이 더욱 어울리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강원 선수단에는 자신감이 넘친다. 두려움을 떨치고자 전면에 내세우는 객기가 아니다. 다른 시도민구단에 비해 한 발 먼저 나가면서 얻은 실질적인 힘이 있다. 골 결정력에 경험, 리더십까지 두루 갖춘 김은중(33)이 입단하면서 경찰청에 입대한 주포 김영후의 공백은 오간데 없어졌다. 상대 순간 돌파에 뻥뻥 뚫리던 수비진에도 베테랑 배효성(30)의 입단으로 힘이 실렸다. 지난해까지 골문을 지키다 인천으로 이적한 유현의 공백은 올림픽대표 출신 송유걸(27)이 수혈되면서 더욱 안정감을 찾게 됐다. 여기에 수원 삼성에서 임대됐던 올림픽대표팀 수비수 오재석(22)을 완전영입하면서 힘을 보탰다. 각 포지션에 알짜배기 선수들을 영입하면서 지난해 구성과는 큰 차이가 난다.
달라진 면모에 분위기까지 변하고 있다. 어린 선수들이 많은 강원은 패기가 있지만, '새가슴'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승부처에서 확실한 힘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런 분위기를 익히 잘 알고 있는 형들이 직접 나서면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적생 김은중과 배효성 외에도 기존 멤버인 박우현(32), 이정운(32), 김진용(30)은 훈련장에 쌓인 눈을 직접 치우고 쓰레기를 줍는 것 뿐만 아니라 막내들의 몫인 볼 운반까지 도맡아 하고 있다. 하나된 힘을 발휘하기 위해 희생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를 지켜보는 까마득한 후배들의 마음이 동하였음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김상호 강원 감독의 얼굴에 최근 의미심장한 미소가 거둬지지 않고 있는 것은 바로 이런 최근의 모습과 분위기 때문이다. 동계훈련기간이 시작되기 전부터 일어나는 변화는 개인 경기력과 전술 극대화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마지막 퍼즐인 미드필더 및 외국인 선수 보강까지 마무리 하면, 지난해와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김 감독은 "외부에서 우리 팀을 어떻게 보는지는 나 뿐만 아니라 선수들이 더 잘 알고 있다. 그런 점 때문에 더 오기가 생긴다"면서 "이제 강원은 미련하게 패스축구만 고집하는 팀이 아니다. 승리를 하는 법도 알고 있다는 것을 팬들 앞에 당당히 보여주겠다. 꼴찌의 기억은 잊어도 좋다"고 다짐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