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비틀, 그러나 넘어지지 않았다.
전자랜드의 1일 홈 LG전 승리는 여러 면에서 의미가 컸다. 경기전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은 "첫날부터 경기 일정이 잡혔기 때문에 새해라는 생각이 잘 안 든다. 어쨌든 새해 첫날이니…"라고 말했다. 2012년의 첫날을 승리로 장식하고 출발해야 좋을 것이라는 의미였다.
더 중요한 게 있다. 전자랜드는 이날 LG전 승리로 무려 45일만에 '5할 플러스 2승'을 기록하게 됐다. 정말 지루한 과정을 겪은 뒤 얻은 새해 선물이다.
전자랜드는 이번 시즌 초반 한차례 5연승을 거두면서 7승3패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차츰 하락세를 걸었다. 지난 11월16일 KT와의 홈게임에서 17점차로 패하면서 8승6패가 됐는데 그때가 5할 승률에서 플러스 2승이었던 마지막 시기다.
그후 이틀간 경기가 없었던 전자랜드는 11월19일 LG전과 11월22일 동부전에서 잇달아 패하며 8승8패가 됐다.
전자랜드의 고난의 행군이 시작된 시기였다. 눈에 띄는 연승도 없고, 치명적인 연패도 없는 승부를 6주간 치렀다. 그후 15경기 동안 2연승 한차례, 2연패 한차례가 다였다. 나머지는 모두 승패를 반복했다. 마음먹고 그렇게 하려고 해도 쉽지 않을 듯한 승패의 연속이었다. 유도훈 감독의 표현대로 '매 경기가 결승전' 같았다.
이 과정에서 '5할 마이너스 1패' 상황이 세차례 있었다. 한번 더 지면 심리적인 타격이 컸을텐데, 이럴 땐 다음 경기를 꼬박꼬박 잡았다. 반면 '5할 플러스 1승'인 상황도 많았지만 이럴때면 다음 경기에서 모두 졌다.
모든 프로스포츠에선 이처럼 5할 승률에서 오락가락할 때 구성원들이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여기서 무너지면 자칫 시즌 전체를 망칠 수도 있다.
전자랜드는 지난달 27일 KCC전에서 68대72로 아쉽게 패한 뒤 15승15패로 승률 5할이 됐다. 고비였다. 다음 상대가 단독1위 원주 동부였기 때문. 하지만 전자랜드는 30일 열린 동부와의 원정경기에서 막판 뒷심을 발휘하며 6점차로 승리,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그리고 1일 LG전을 잡으면서 드디어 45일만에 '5할 플러스 2승'에 도달했다.
중간순위는 여전히 5위다. 대신 이번 시즌 '최고의 오뚝이'를 선택하라면, 단연 전자랜드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인천=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