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좌파'의 거센 도전이 시작된다.
올 시즌 마운드의 대세는 '우완투수'였다. 20년 만에 투수 4관왕(다승, 방어율, 탈삼진, 승률)을 달성하며 정규시즌 MVP와 골든글러브를 석권한 KIA 에이스 윤석민을 비롯해 두산 김선우(16승7패·다승 2위)와 삼성 윤성환(14승5패·다승 5위) 등 오른손 투수들이 선전했다. 두산 용병투수 니퍼트(15승6패·다승 공동 3위)까지 포함하면 무려 4명의 오른손투수들이 다승 톱5를 점령했다. 롯데 장원준(15승6패) 만이 왼손투수의 자존심을 지켰을 뿐이다.
하지만, 2012시즌에는 우완투수들의 아성에 좌완 에이스들이 거센 도전장을 내밀 것으로 기대된다. 장원준은 군에 입대하지만, 올해의 부진을 씻으려 절치부심하는 왼손 선발들이 수두룩하다. LG 에이스 봉중근을 필두로 한화 류현진과 SK 김광현 등 최근 몇 년간 마운드를 평정했던 좌완 트로이카가 돌아온다.
봉중근은 지난해까지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했지만, 올해는 겨우 4경기에서 1승2패에 그쳤다. 팔꿈치 부상 때문이었다. 결국 지난 6월 왼쪽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은 봉중근은 현재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사이판에서 재활훈련을 진행중이다. 시즌 개막부터 경기에 나서기는 힘든 상태지만, 재활 경과가 빨라 당초 예상 복귀시점인 7월 보다 더 빨리 마운드에 오를 수도 있다.
한화 에이스 류현진 역시 내년 시즌 자존심 회복을 목표로 내걸었다. 올해 류현진은 방어율 3.36에 11승7패 방어율 128탈삼진을 기록했다. 다른 투수라면 비교적 좋은 성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류현진이기에' 결코 호성적이라 할 수 없다. 2006년 데뷔 후 가장 저조한 기록을 남겼다. 시즌 초부터 컨디션 난조와 등근육 부상 등에 시달린 탓. 그래서 류현진은 친한 선배인 윤석민이 연말 시상식을 휩쓰는 것을 씁쓸하게 지켜보며 내년 시즌 부활을 다짐했다.
김광현 역시 내년 시즌을 한층 기대하고 있다. 부상 여파로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충분한 준비를 하지 못했던 김광현은 올해 그 여파에 시달렸다. 부상까지 재발하는 바람에 재활군을 오가며 자리를 지키지 못했다. 시즌 중 일본 후쿠오카 베이스볼클리닉에서 치료와 재활을 했던 김광현은 지난 10월 KIA와의 준플레이오프 때 팀에 합류했다. 하지만, 구위는 전성기에 비해서는 다소 떨어진 모습이었다. 결국 김광현은 자존심 회복의 시기를 내년 시즌에 맞추고 팀의 플로리다 마무리캠프부터 적극적으로 소화해냈다.
나란히 2012년 '명예회복'을 선언한 이들 좌완 에이스 트로이카가 과연 올해 바닥으로 떨어진 '좌파의 자존심'을 되살릴 수 있을 지 기대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