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선수가 절반이다?
신생구단 NC는 현재 58명의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 8개 구단과 큰 차이가 없는 규모다. 하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그렇지도 않다. 58명 중 정식선수로 계약한 선수들은 29명. 정확히 절반이다.
NC는 이번 신인드래프트에서 총 17명을 지명했다. 신생구단의 특전으로 드래프트 실시 이전 2명을 우선지명했고, 2라운드 종료 후 5명을 특별지명할 수 있었다. 또한 군입대 선수 중 프로 미지명자 5명과 계약했다. 이들 역시 신인선수와 마찬가지로 계약금을 받고 정식선수로 등록됐다. 또한 지난달 22일 사상 최초로 시행된 2차 드래프트에서 기존 8개 구단에 소속돼 있던 7명을 지명했다. 이렇게 총 29명이 정식선수다.
1,2차에 걸친 트라이아웃과 캠프 기간 테스트를 통해 영입한 나머지 29명은 모두 신고선수로 계약했다. 프로의 부름을 받지 못했거나 방출이라는 쓰라린 아픔을 겪었던 29명의 선수들은 NC에서 기회를 잡게 됐다. 신고선수 신분이지만, 타구단 신고선수들보다 상황은 좋다. 출전기회가 더 많은 것은 물론, 기량만 증명해보인다면 정식선수 전환은 어렵지 않다.
야구규약을 살펴보면 신고선수가 규정된 조항은 제105조[지명]이다. 본래 신인선수 지명을 규정한 조항이다. 여기에 '2군 육성을 위한 신고선수는 6월 1일 이후부터 1군 등록이 가능하다'고 신고선수에 관한 내용이 규정돼 있다. 이외에 신고선수에 관한 규정은 따로 없다. 과거 연습생으로 불렸던 신고선수는 각 구단이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정식선수 외에 이러한 선수가 있다고 '신고'한다는 말에서 유래했다.
NC는 내년 1군이 아닌 2군(퓨처스리그)에 참가하기에 이들과 굳이 정식선수로 계약할 필요가 없었다. 물론 1군에 합류하는 2013년 혹은 2014년엔 신고선수 비율이 50%에 달하는 구성은 불가능하다. 내년 시즌 뒤 옥석을 가려내 상당수를 정식선수로 전환시킬 예정이다. 캠프 때부터 선수단 내 경쟁이 치열했던 이유다.
메디컬 테스트를 마치고 NC 입단을 앞두고 있는 손민한의 경우는 어떨까. 다른 선수들과 똑같은 잣대를 들이댄다면 신고선수 계약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NC 측은 한시대를 풍미했던 에이스에 대해 예우하겠다는 입장이다. NC 관계자는 "아직 내부결재가 나지 않아 구체적인 조건은 잡지 않았다. 하지만 손민한을 신고선수로 계약할 수는 없지 않나. 당연히 정식선수로 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NC는 내부에서 계약 방침이 확정되는대로 손민한과 만날 예정이다. 손민한이 백의종군하겠다는 의지를 보였기에 협상은 길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선수단이 재소집되는 1월11일 전에는 입단 절차가 마무리될 전망이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