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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중근 2012 연봉, LG 신연봉제 기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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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산이 남았다. 봉중근의 연봉에 신연봉제의 향방과 선수단의 사기가 달렸다.

2011년 마지막주, LG가 풀어야할 난제가 있다. 올시즌 연봉협상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봉중근과의 협상이다. 봉중근의 2012시즌 연봉은 '신연봉제'라 불리는 LG 연봉제도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수술과 재활선수에 대한 잣대가 되기 때문이다.

봉중근은 국내 복귀 후 두번째 시즌이었던 2008년부터 3년 연속 두자릿수 승수를 올렸다. 팀 성적이 좋지 못했지만, 꿋꿋하게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면서 LG의 에이스 역할을 해냈다.

처음으로 윈 셰어(Win Shares, WS)를 기존 고과 산출방식과 함께 50%씩 반영하기로 한 지난해, 봉중근은 2000만원이 오른 3억8000만원에 사인했다. 시즌 시작부터 끝까지 선발로테이션을 지킨 유일한 투수였지만, 인상폭은 크지 않았다. 2010년 봉중근은 178⅓이닝을 던지면서 10승9패 방어율 3.58을 기록했다.

올시즌에는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3월 시범경기 도중 왼 팔뚝에 통증을 호소한 뒤 재활에 들어갔고, 5월1일 마운드에 복귀했다. 하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4경기서 1승2패 방어율 4.96에 그친 채 미국으로 가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을 받았다.

투수의 팔은 야수와 달리 '소모품' 같은 특성을 갖고 있다. 많이 던지면 던질수록 고장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타구단에서는 팔꿈치나 어깨 수술을 받고 재활하는 경우 연봉협상에 있어 일정 수준의 배려를 한다. 몇년 동안 팀에서 공헌해온 투수라면 더욱 그렇다. 봉중근이 이에 해당할 수 있다.

봉중근의 연봉은 선수단 사기에 미칠 영향도 크다. 지난해 신연봉제의 충격은 컸다. 박명환의 연봉이 5억원에서 5000만원으로 90% 삭감되고, 오지환이 2400만원에서 325% 상승해 1억200만원을 받게되면서 LG 선수단에 경종을 울렸다. 연공서열이 파괴되고, 누구에게나 억대연봉의 기회가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사실 2010시즌부터 LG 선수단은 매월 자신의 WS를 확인할 수 있었다. 지금 성적대로라면 연봉이 인상되는지, 삭감되는지도 알 수 있었다. 한차례 연봉협상을 체감한 뒤, 올해는 분위기가 더욱 달라졌다. 팀 분위기가 망가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보통의 선수들은 현실을 직시하고 최선을 다했다. 예전보다 개인훈련 시간이 늘어난 것이 이를 증명한다.

봉중근의 연봉계약도 내년 시즌 LG 성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투수들의 경우 '팀을 위해 공을 던지는 것'과 '몸을 아끼는 것' 사이에서 고민할 수 있다. 구단에서 확실하게 방향성을 제시해주어야만 한다. 실제로 신연봉제 첫 시행 후, 야수에 비해 대우를 받지 못한 투수들의 불만이 컸다.

사이판에서 재활중인 봉중근은 "스프링캠프 시작까지 귀국은 없다"고 선언했다. 연말을 반납하고 따뜻한 사이판에서 재활에 매진하고 있다.

LG는 이번주 초 협상 담당자를 사이판으로 보낸다. '작은' 이병규, 서동욱, 정의윤 등 다른 재활조와의 협상도 있지만, 메인은 역시 봉중근이다. 봉중근이 귀국하지 않기에 어떻게든 사이판에서 결론을 내야 한다. 봉중근의 내년 시즌 연봉은 얼마가 될까.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