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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웃게 만든 배효성-김은중의 '낮은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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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강원FC의 양대산맥으로 활약할 수비수 배효성(29)과 공격수 김은중(32)의 '낮은 리더십'이 화제다.

강원 선수단은 지난 20일 강원도내 여자축구 일일 클리닉에 나섰다. 행사 뒤 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는 순간, 배효성은 운동장에 끝까지 남아 뒷정리를 맡았다. 흩어진 물통을 모아 재활용 봉투에 담았고, 직접 볼 가방을 메고 숙소로 들어갔다. 숙소 내 식당에서 식사를 마친 뒤에도 바닥에 떨어진 음식쓰레기를 줍고 식탁을 닦았다.

김은중도 뒤지지 않았다. 이튿날 이어진 연탄배달 봉사활동에서 이삿짐 옮기기를 마다하고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올해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하다 시즌 뒤 강원으로 이적한 김은중은 최근 제주에 있던 살림살이를 강릉으로 옮겨왔다. 공교롭게도 연탄배달을 하는 날이 이삿날이었기에 김상호 감독과 구단 관계자들은 "굳이 올 필요 없다"고 말렸다. 그럼에도 김은중은 "선수들과 함께 있고 싶다"며 연탄을 날랐고, 점심식사 뒤 봉사활동 일정이 종료되자 이삿짐을 옮기는 집으로 향했다.

사실 이들은 K-리그 내에서도 '바른생활 사나이'로 유명한 선수들이다. 올해 인천 유나이티드의 주장을 맡았던 배효성은 무뚝뚝한 외모와 달리 다정다감한 모습으로 선수들의 지지를 받았다. 선수들의 생일이 돌아오면 직접 케이크를 준비하고 손수 편지도 써 읽어주기도 했다. 훈련 내외 생활에 흐트러짐이 없었다. 인천 구단 관계자는 "선수들 중 차 없이 버스나 자전거를 타고 훈련에 오가는 선수는 배효성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대전 시티즌과 FC서울, 제주를 거친 베테랑 김은중 역시 운동장 내외에서 보여준 성실한 모습으로 아직까지 많은 팬층을 거느리고 있다. 두 선수는 강원에 새 둥지를 튼 뒤 고참 선수들을 불러 따로 식사를 하면서 선전을 다짐하기도 했다.

김 감독은 두 베테랑이 보여주는 '낮은 리더십'에 싱글벙글한 모습이다. 김 감독은 "지난 3년간 강원의 중심이었던 이을용이 은퇴한 뒤 고민이 많았는데, 이제 배효성과 김은중이 정신적 기둥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은중 배효성과 함께 훈련을 하고 있는 김진용은 "절제와 자기관리, 뛰어난 프로의식을 가진 두 형님들의 합류로 벌써부터 내년 시즌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