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스가 지긋지긋한 LG와의 홈경기 징크스에서 탈출했다.
오리온스는 23일 경기도 고양체육관에서 벌어진 2011∼2012시즌 프로농구 정규리그 LG와의 홈경기에서 98대9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오리온스는 지난 2009년 3월부터 2년 동안 LG와의 홈경기에서 7연패를 당했던 징크스를 날려버리고 삼성과 공동 9위(6승23패)가 됐다.
반면 LG는 올시즌 자체 최다 연승(5연승) 도전에 실패하며 6위(13승16패)를 지킨 것에 만족했다.
경기 시작전 추일승 오리온스 감독은 침통한 표정이었다.
사흘 전 삼성과의 홈경기에서 애매한 판정으로 고전한 끝에 패하며 최하위로 내려앉은 팀 성적이 그의 어깨를 짓눌렀다. 추 감독은 "경기장 근처 호수공원에 바람쐬러 나가기도 두렵다"고 쓴웃음을 짓기도 했다.
게다가 추 감독을 더욱 부담스럽게 한 것은 상대가 LG라는 사실이다. 올시즌 4라운드 만에 첫 홈경기를 치르게 됐으니 과거 7연패의 사슬을 끊고 싶었다. 특히 양 구단 프런트는 '김승현 트레이드 파문'으로 치열하게 대립하는 중이다. 선수단이 굳이 구단간 싸움에 휘말릴 필요는 없지만 경기에서 패하고 싶지 않은 게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간절히 원하면 이뤄지는 법이었다. 추 감독의 간절한 마음을 읽어준 이는 김승현의 맞트레이드 희생양으로 삼성에서 이적한 김동욱이었다.
오리온스는 80-74로 앞서가던 경기종료 5분 11초 전 만능 용병 크리스 윌리엄스(30득점)를 5반칙으로 잃는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버틴다고. 김동욱이 해결사로 나섰다.
김동욱은 80-78로 쫓긴 4분12초 전에 천금같은 3점포를 터뜨리며 찬물을 끼얹었고, 이후 자유투로 4점을 더 추가하는 등 이날 21득점, 4어시스트로 구세주가 됐다. 최진수까지 20득점 9리바운드로 든든한 버팀목이 된 오리온스는 패할 이유가 없었다.
울산에서는 KGC가 모비스를 62대56으로 물리치며 올시즌 자체 최다 7연승을 기록, 선두 동부에 1게임 차로 다가섰다.고양=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