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이름으로….'
KT의 미남 포워드 김도수(30)에게 올시즌은 특히 남다르다.
김도수는 KT의 핵심전력 가운데 전창진 감독이 부임(2009년)한 이후 2시즌 동안 시즌의 끝을 함께 하지 못한 유일한 선수다.
부상의 덫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2009~2010 시즌 막판이던 2010년 1월 경기 도중 상대 선수와 충돌하는 바람에 허리와 손가락 뼈가 골절되는 중상을 입었다.
당시 KT는 종전 시즌 최하위의 설움을 딛고 모비스와 치열한 정규리그 우승 경쟁을 벌이고 있었는데, 김도수가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정규리그 2위에 머물렀다.
그래도 김도수는 이석채 KT 회장의 특별 병문안을 받는가 하면 KT 본사 사옥에 쾌유를 기원하는 응원하는 초대형 플래카드가 나붙는 등 각별한 관심을 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도수의 부상 악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김도수는 2010∼2011시즌 초반이던 지난해 12월 훈련 도중 발등뼈가 골절됐다. 정규리그 단 두 경기만 소화했고, 남은 시즌은 병상에서 구경만 해야 했다.
KT가 전 감독을 영입한 이후 창단 처음으로 정규리그 우승의 영광을 누릴 때 구경꾼일 뿐이었다. 7개월 넘는 재활을 거쳐 야심차게 시작했던 2010~2011시즌은 고작 두 경기 만에 접어야 했고 팀은 정규리그 정상의 기쁨도 잠시, 4강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2년간의 부상 공백을 딛고 제대로 2011∼2012시즌을 맞았다. 김도수는 부상이 얼마나 지긋지긋했으면 "다치지 않고 올시즌을 마무리하는 게 목표"라고 할 정도다.
그런 그에게 새로운 동기가 생겼다. 첫 딸과 아내에게 안겨줄 선물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도수는 지난 6월 SBS 골프채널 간판 아나운서 정희정씨(31)와 결혼하면서 화제에 올랐다.
이들은 경희대 00학번 동문으로 지인의 소개로 만나 1년 연애 끝에 결혼했는데 탁월한 미남-미녀의 만남으로 주변의 부러움을 샀다.
알고보니 김도수는 '속도위반'이었다. 지난 11일 저녁 전자랜드전을 마친 뒤 아내 정 아나운서의 출산 소식을 접했다. 첫 딸의 이름을 '지유'로 지은 김도수는 "주변에서 아빠를 많이 닮았다고 한다"면서 연신 싱글벙글이었다.
하지만 빠듯한 경기일정 때문에 출산한 아내는 물론 첫 딸의 얼굴로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이 다가오니 뭔가 뜻깊은 출산 선물을 하고 싶다고 했다.
"나의 얼굴을 자주 보여주는 게 최고의 선물일텐데 그럴 형편은 못되고 현금으로 때울까도 생각한다"며 너스레를 떨던 김도수는 이내 선물 전략을 바꿨다. 무사히 올시즌을 치러 챔피언 반지를 안겨주고 싶다는 것이다. 지난 2시즌을 아쉬움으로 끝낸 김도수에게는 물론 남편 얼굴 제대로 보지 못하고 출산한 아내에게 이보다 훌륭한 선물은 없다.
18일 막강 동부와의 경기에서 팀내 최다득점(20득점)으로 맹활약했던 김도수는 "시즌 하반기에 접어들었으니 기대해 달라"고 했다. 딸 지유에게 멋있는 아빠의 모습도 보여주겠다고 했다. 부산=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