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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넬카는 중국 리그의 베컴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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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 아넬카가 중국 리그에 진출했다.

아넬카는 12일 중국 상하이 선화와 2년 계약을 맺었다. 아넬카는 중국 리그에 진출한 선수들 중 최고의 이름값을 자랑한다. 아넬카는 최근 천문학적 금액을 투자하며 스타 선수들을 영입하는데 열을 올리는 중국 리그에 선구자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이쯤에서 떠오르는 인물이 있다. 레알 마드리드를 떠나 축구 불모지 미국에 진출한 데이비드 베컴이다. 당시 베컴의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진출은 많은 우려를 낳았지만, 올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되는 그는 성공을 거뒀다는 평이다.

베컴은 MLS에 진출하며 리그의 수준을 한단계 끌어올렸다. 그의 이적으로 관중수를 증가시켰으며, MLS에 대한 전세계 미디어의 관심도 끌어올렸다. 무엇보다 베컴 이후 세계적인 스타들이 미국 무대로 진출한 것은 MLS 입장에서 고무적이다. 계속된 스타 선수들의 유입은 베컴이 떠난 이후에도 MLS가 성공을 이어가는데 큰 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티에리 앙리, 로비 킨이 MLS에 진출했으며, 전성기에서 내려오고 있는 프랭크 램파드 등 다른 스타들도 MLS 진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아넬카는 중국 리그가 영입한 첫 번째 거물이다. 지난 시즌 광저우 헝다가 세계연봉순위 3위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다리오 콘카를 영입했지만, 그는 국제 무대에서 성과를 낸 세계적인 선수는 아니다. 그러나 아넬카는 프랑스 국가대표로 월드컵과 유럽선수권대회를 경험했으며, 레알 마드리드, 아스널, 리버풀 등 유럽의 내노라하는 빅클럽들을 두루 거쳤다. 중국 이적을 결정하기 전까지 웨스트햄의 구애를 받는 등 1~2년 정도는 여전히 유럽무대에서 정상급 활약을 보여줄 수 있는 실력을 가졌다.

상하이는 아넬카에게 3억3000만원의 주급을 제시했다. 주급 3억3000만원은 유럽 무대에서도 최상위에 해당하는 주급 수준이다. 중국 리그는 풍부한 자본금을 바탕으로 또 다른 첼시의 특급 공격수 드로그바에 공개적인 구애를 하고 있으며, 구티 등 스타급 선수들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중국 내 부동산 개발로 천문학적인 수익을 올린 기업들은 돈에서는 밀리지 않을 것이라며 자신만만해 하고 있다. 아넬카를 잡는데 성공하며 돈으로는 유럽팀들과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음을 입증했다.

문제는 중국 리그가 돈 이외에 스타 선수들을 이끌 매력이 있는 무대냐는 점이다. 유럽 선수들은 돈뿐만 아니라 명예를 중시한다. 맨시티가 천문학적인 금액을 제시했음에도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 뛸 수 없어 슈퍼스타 영입에 애를 먹었던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오일머니를 앞세워 바티스투타, 이에로, 과르디올라 등을 영입한 카타르 리그는 최근 들어 스타 선수들 영입이 잠잠해졌다. 아넬카의 성공과 적응 여하에 따라 스타선수들의 이후 중국 진출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과연 아넬카는 중국 리그의 베컴이 될 수 있을까. 그의 행보는 아시아 축구의 판도와도 직결되기 때문에 더욱 관심이 모아진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