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전주에 내려가 선수들을 지도하겠다."
역시 김성근 감독이었다. 취임식이 열린 날부터 "좀이 쑤신다. 당장 선수들을 보기 위해 내려가야 할 것 같다"며 열정을 과시했다.
김 감독은 12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대한민국 최초 독립야구단 고양 원더스 창단식에 참석했다. 이날 창단식에서는 초대 감독으로 추대된 김 감독의 공식 취임식도 함께 열렸다. 김 감독은 창단식 및 취임식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야구의 제2의 출발이라 할 수 있다. 30년 전 프로야구 출범 당시 아무도 프로야구가 이렇게 국민스포츠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고양 원더스가 한국야구의 미래가 될 수도 있다. 최선을 다해 팀을 꾸리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김 감독은 당장 선수들의 모습을 확인하고 싶다고 했다. 김 감독은 앞으로의 일정을 묻는 질문에 "사실은 1월 팀에 합류해 선수들과 첫 만남을 가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집에만 가만히 있으니 좀이 쑤셔 못있겠다"며 "당장 내일이라도 훈련이 진행되고 있는 전주로 내려가 한 사람 한 사람 체크하겠다"며 곧바로 옥석 가리기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해가 바뀌기 전에 선수단의 윤곽을 잡고 싶다. 그런데 선수들의 얼굴도, 실력도 잘 모른다. 하루라도 빨리 가서 선수들을 체크해야 한다"며 "이 선수들이 1군에 진출하려면 기존 프로 선수들의 3, 4배가 넘는 노력이 필요하다. 해가 지는 것을 넘어 달빛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연습을 시킬 것"이라고 선언했다. 김 감독 특유의 스타일이 프로야구단이 아닌 독립야구단에서도 그대로 이어지게 됐다.
김 감독은 독립야구단인 고양 원더스의 초대 감독직을 수락한 이유에 대해 "허 민 구단주의 야구에 대한 열정과 진심이 내 마음을 감동시켰다"며 "내 목표는 언제나 야구를 통해 세계 무대로 뻗어나가는 것이었다. 허 구단주 역시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어 쉽게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허 구단주는 이날 창단식에서 "감독님께 모든 전권을 드렸다. 우리는 감독님이 자신의 야구를 할 수 있게 돕는 역할에 집중할 것"이라며 김 감독에게 힘을 실어줬다.
고양=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