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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는농구로의 변신 전자랜드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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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향은 정해졌다. 하지만 걸림돌이 있다.

전자랜드가 처한 현실이다. 전자랜드는 변했다. 서장훈을 LG로 이적시키고 강 혁을 영입했다. 높이의 농구에서 빠른 농구로 방향을 잡았다.

지금은 과도기다. 아직 완성단계는 아니다. 경기마다 미세하게 기복이 보인다. 힘든 상대를 잡기도 하지만, 비교적 쉬운 상대에 경기를 내주기도 한다.

런앤건으로 불리는 스피디한 뛰는 농구, 완성에 이르는 길목에 딜레마가 있다. 체력 문제다. 전자랜드 선수들은 주축선수들의 평균 연령이 높은 편이다. 문태종 신기성이 36세, 강 혁도 35세로 백전노장이다. 이한권(33), 이현호(31), 임효성(30) 등도 어느덧 삼십대다.

시즌 내내 스피디한 공격과 체력이 많이 소모되는 밀착수비를 펼치기엔 제법 노장군단인 셈. 그렇다고 대체 멤버가 여유로운 편도 아니다. 결국 뛰는 농구와 체력 관리란 상충되는 가치의 접점을 만들어내야 할 전략의 중심에 유도훈 감독의 숙제가 놓여있다.

유 감독은 10,11일 동부-KT로 이어지는 강호들과의 연전을 치른 뒤 이같은 고민을 토로했다. 유 감독은 "우리 팀은 분명 리모델링을 해야 할 상황이다. 서장훈이 있을 때 높이의 농구를 했다면 지금은 공간을 활용한 유기적 플레이를 펼쳐야 한다"고 목표를 분명히 했다. 하지만 그는 한계도 분명히 인식하고 있었다. 이어 유 감독은 "우리팀은 평균연령이 낮은 편이 아니다. 아직까지 제 역할에 대해 완성된 플레이를 펼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국내 선수들이 허버트 힐과 문태종에 편중된 오펜스를 펼친다"고 지적했다. 유 감독은 올시즌 눈에 띄게 저하된 득점력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는 뜻이다. 결국 유 감독이 추구하는 뛰는 농구의 완성은 장기적 과제다. 정병국 함누리 주태수 등 올시즌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는 젊은 피의 성장속도에 따라 목표 달성 속도가 달라질 것이다. 리빌딩에는 늘 시간이 필요한 법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