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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신창이 된 A대표팀, 선수들이 중심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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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가 조광래 감독을 경질하면서 A대표팀의 앞날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쿠웨이트와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최종전이 두 달여 남짓 남은 상황에서 당장 감독 선임과 코칭스태프 및 선수단 구성이 급선무가 됐다. 그러나 내년 시즌을 앞두고 K-리그 대부분의 팀이 동계 훈련에 들어간다. 축구협회가 읍소를 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위기를 운운하며 어설프게 차출을 밀어 붙이다가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 A대표팀의 주축으로 활약했던 해외파 선수들도 국제축구연맹(FIFA)의 차출 규정 탓에 조기 소집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풀어야 할 숙제가 적지 않다. 새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구성이 되더라도 이들이 과연 짧은 시간 내에 쿠웨이트를 공략할 100점 답안을 만들어 낼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결국 쿠웨이트전 전까지 A대표팀의 행보는 적잖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쿠웨이트는 최종예선 출전권이 걸린 한국전을 한 달 전부터 준비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중국에서 평가전을 치르고 경기 2주전인 2월 중순 입국해 적응을 마칠 계획이다. 전력상 차이가 나더라도 이렇게 배수의 진을 치고 나오는 상대와 접전은 불가피해 보인다.

만신창이가 된 A대표팀이 당면과제인 쿠웨이트전 승리를 이뤄내기 위해서는 역시 선수들이 중심을 잡는 수밖에 없다. 조 감독의 사임 이유 중 하나는 엇박자를 내는 선수단 내부 사정도 포함되어 있었다. 중용되지 않는 K-리거와 팀 내 출전 시간이 적어도 주전 자리를 지켰던 해외파 간의 간극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사령탑이 없는 상황에서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결과는 뻔하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향후에 A대표팀에 모일 선수들이 스스로 마음을 다잡을 필요가 있다. 주장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이는 별개다. 아직 어떤 선수가 새롭게 출범할 A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릴지는 확실치 않다. 하지만 주축 선수들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향후에 A대표팀의 부름을 받을 선수 모두가 위기라는 인식을 공유하고 차기 사령탑과 코칭스태프의 구상을 빠른 시일 내에 흡수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A대표팀은 한국 축구의 얼굴이자 현재와 미래다. 태극마크를 가슴에 단 선수들은 한국 축구를 이끌어 갈 의무가 있다. 결코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중심만 잡히면 분명 돌파할 수 있는 문제다. 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