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가 미니 CUV(Cross-over Utility Vehicle) 모델인 '레이(RAY)'를 내놨다. 겉모습이 네모난 상자처럼 생겼다해서 일명 '박스카'로 불린다.
이 같은 박스카는 국산차로서는 처음으로 선보이는 것이어서 그만큼 관심도 적잖다. 경차로서 받는 다양한 혜택이나 연비효율성 등 경제성이 뛰어난데다, SUV 못잖은 공간활용성을 지닌 것은 특징이라 하겠다.
박스카 '레이'를 깃점으로 지금까지는 체면을 강조해온 세단 중심에서 벗어나 실용성을 내세우는 소비자 트렌드로 바뀔 수 있을지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기아차는 내수시장에서만 월 5000대, 연간 6만대를 판매하는 등 향후 7년간 총 42만대를 판매하겠다는 전략이다.
▲ 개성적인 디자인 감각..경차 수준 뛰어넘는 실내 공간활용성 탁월
레이는 박스카로서 개성적인 디자인 이미지가 강조됐는데, 전체적으로 디자인 밸런스가 잘 이뤄져 무난한 스타일이다. 닛산 큐브나 다이하츠 탄토의 디자인 카피가 아니냐는 지적도 일었으나 이는 기우에 불과하다는 생각이다. 박스카로서의 기본적인 틀은 서로 비슷한 면이 적잖기 때문이다.
전면부 디자인은 안정적인 감각을 제공하는데, 큐빅 모양의 라디에이터 그릴은 그물형 스타일이어서 입체감을 높여준다. 헤드램프는 면발광 간접 조명 형태의 LED 포지션 램프가 적용됐다. 측면에서는 매끈한 이미지다. 아웃사이드미러는 LED 리피터 일체형이며, 휠하우스는 볼륨감을 반영한다. 15인치 블랙 럭셔리 알로이 휠은 앙증맞다.
레이는 특히 B필러가 없다. 앞문은 스윙 방식으로 90도가 열리는데, 뒷문은 슬라이딩 방식을 적용해 개방감을 한껏 높일 수 있다. B필러가 없으면서도 측면 충돌안전성은 경쟁모델인 쉐보레의 스파크와 같을 정도로 탁월하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편편한 지붕에서 90도로 뚝 떨어지는 뒷모습은 간결하면서도 박스카로서의 전형적인 모습을 제공한다. 테일게이트 글라스에는 블랙 유광 D필러 가니쉬가 적용됐다.
실내는 넉넉하다. 공간활용성이 극대화되어 있는데, 경차임에도 불구하고 SUV 뺨칠 정도다. 시트하단의 수납 트레이를 비롯해 대용량의 루프 콘솔, 각종 도어 트레이 등이 적용됐다. 2열 시트를 접을 경우 최대 1326ℓ의 공간이 확보된다. 실내고는 1330mm인데, 신장이 190cm인 성인이 타도 여유롭다. 자동변속기는 센터페시아에 위치된 것도 이색적이다.
박스카 레이의 사이즈는 전장*전폭*전고가 각각 3595*1595*1700mm이다. 차체 길이만 놓고보면 경차 모닝과 똑같다. 휠베이스는 2520mm로 모닝에 비해 35mm가 늘어났는데, 이는 실내 공간활용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기아차의 설계 때문이다.
▲ 경차로서의 무난한 달리기 성능, 차체 주행 안정성 인상적
시승차인 박스카 레이는 카파 1.0 가솔린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78마력(6400rpm), 최대토크 9.6kg.m(3500rpm)를 발휘한다. 시승은 제주지역 60km 거리에서 이뤄졌다.
시동은 스마트키 시스템이 적용돼 간단히 버튼만을 누르면 된다. 스티어링 휠에는 열선이 적용돼 한겨울철에 용이하게 쓰일 수 있다. 경차라는 점을 감안할 때 꼭 필요한 사양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시속 60km 전후에서의 주행감은 괜찮다. 박스카이면서도 승차감도 뛰어난 편이다. 시속 80km 정도에서는 풍절음도 발생하지만, 귀에 거슬릴 정도는 아니다.
풀액셀로 주행해봤다. 최고속도는 시속 132km. 시속 110km 전후에서는 엔진에 무리가 따른 듯 부밍노이즈가 적잖다. 그러나 레이는 달리기 성능을 강조한 차량은 아니다. 경차로서 경제적이면서도 공간활용을 최대로 누리고자 하는 소비자를 타깃으로 삼은 것이 특징이기 때문이다.
스티어링 휠 반응은 저속에서는 가벼운데, 고속주행에서는 묵직하다. 운전자의 조정 안전성과 편의성을 높여주는 대목이다.
코너링은 생각보다 훨씬 맛깔스럽다. 일반 세단과는 달리 박스형 타입이라서 다소 어정쩡한 자세를 예상했지만, 차체는 매우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차세대 VDC로 불리는 VSM 시스템이 기본으로 적용된 때문이다. 연비는 리터당 평균 17.0km를 주행한다.
레이의 공간활용성은 경차라는 점을 감안할 때 놀랄만한 수준이다. 앞좌석에는 대용량의 루프 콘솔을 시작으로, 운전석 오픈 트레이, 도어 트레이, 동승석 시트 언더 트레이가 적용됐고, 2열에는 시트백 포켓, 플로어 언더 트레이, 트렁크 언더 트레이, 센터 콘솔 후방 트레이, 도어 컵홀더 등 이루 헤아리기가 쉽잖다.
▲ 박스카 레이의 경쟁력은...
기아차 레이는 국산차로서는 처음으로 선보인 박스카다. 배기량 1.0리터급의 경차여서 세금혜택이나 연료효율성 등 다양하게 경제성을 띄면서도 SUV 못잖은 공간활용성이 장점인 차량이다.
레이는 특히 일반 세단이나 패밀리카, SUV나 미니밴 등 다용도로 활용할 수도 있다는 판단이다.
체면치레를 유난히 강조하는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대부분 세단만을 선호해온 것이 사실이지만, 레이를 깃점으로 실용성과 합리성이 강조된 차량으로의 이동이 기대된다.
박스카 레이의 국내 판매 가격은 ▲카파 1.0 가솔린 모델 1240만~1495만원 ▲카파 1.0 바이 퓨얼(LPG) 모델 1370만~1625만원이다.
데일리카 제주=하영선 기자 < ysha@dailycar.co.kr >
대한민국 1등 자동차 뉴스 채널 데일리카 http://www.dailyca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