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가요계에 프로젝트성 유닛 듀오 붐이 일고 있다. 일반적으로 유닛 그룹은 한 팀 내에서 새롭게 영입된 멤버를 알리기 위해 만들어진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예로는 박정아 서인영 체제의 쥬얼리 2기 때 새 멤버로 들어온 김은정과 하주연의 쥬얼리S, 애프터스쿨 리지 나나 레이나의 오렌지캬라멜 등이 있다. 그런데 최근 기존 유닛과는 성격이 다른 프로젝트성 유닛 듀오를 결성하는 케이스가 늘어나고 있다.
▶ 프로젝트성 유닛 듀오, 누구? 반응은?
첫 스타트를 끊은 것은 트러블메이커를 결성한 포미닛 현아와 비스트 장현승. 이들의 유닛 결성은 소속팀 최강 퍼포먼스 주자의 만남이라는 점과, 철이와 미애 이후 오랜만에 시도된 혼성 듀오란 점에서 화제를 모았다. 두 사람은 지난달 싱가포르에서 열린 Mnet 'MAMA' 시상식에서 화끈한 키스 퍼포먼스로 충격을 준 데 이어 4일 방송된 SBS '인기가요'에서도 파격적인 섹시 퍼포먼스로 관심을 집중시켰다.
다음으로 '반전랩퍼' 방용국과 '15세 랩퍼' 젤로가 출격을 알렸다. 이들이 지난 4일 발표한 '네버 기브 업'은 학창시절의 꿈과 고민에 대한 노래로 공개 당일 실시간 차트 10위권 내에 랭크되며 기대를 모았다. 이밖에 스나이퍼사운드 소속 랩퍼 Mr.Room9과 MC BK가 결성한 프로젝트성 유닛 그룹 어글리 픽쳐도 이달 내 첫 싱글 앨범 '어글리 토크'를 발표한다.
▶ 스케줄 조율-컨셉트 고안, 난관도 많다
프로젝트성 유닛 듀오 결성은 신인 그룹이 데뷔하는 것보다도 고민해야 할 부분이 많다. 연습 및 녹음 스케줄을 잡는 것부터 쉽지 않다. 신인 그룹이나 같은 팀에서 파생된 유닛 그룹의 경우엔 일부 개인 스케줄을 제외한다면 동일한 일정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따로 시간을 조율해야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다른 팀에 소속된 멤버들은 각 그룹도 스케줄이 다르고, 소속 그룹의 앨범 준비 문제도 있어 일정을 맞추기가 어렵다.
가장 어려운 부분은 컨셉트다. 기존 소속팀의 색깔과 겹치지 않으면서도 큰 줄기는 살리는 방향으로 컨셉트를 잡아야 한다. 그러면서도 각자의 장점은 살려야 하는데, 그 교집합을 찾기가 쉽지 않다. 트러블메이커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현아와 장현승은 성별도 다르고, 포미닛 비스트 활동과는 또다른 모습을 보여드려야 했기에 컨셉트를 잡기가 가장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 그럼에도 유닛 '붐' 왜?
어려움도 있지만 프로젝트성 유닛 듀오는 분명한 장점이 있다. 가장 큰 메리트는 '화제성'이다. 방용국과 젤로의 소속사 TS엔터테인먼트 측은 "정식 데뷔를 하지않은 신인이 유닛 활동을 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를 통해 실력을 검증받고 인지도를 높여 정식 데뷔 때 보다 큰 상승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각자의 개성을 뚜렷하게 보여줄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아무래도 그룹 활동 때는 개인이 아닌 '단체'에 초점이 맞춰지게 된다. 솔로 활동을 통해 개인의 색깔을 어필할 수도 있지만, 자칫 실패할 경우 그룹 전체에 데미지를 줄 수 있다는 리스크가 있다. 대신 검증된 멤버가 유닛을 결성한다면, 각자의 팬덤을 합쳐 실패 요소를 줄이면서도 뚜렷한 개성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 큐브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현아와 장현승 모두 퍼포먼스에 뛰어난 실력을 갖고 있다. 현아는 섹시함과 카리스마에, 장현승은 절제되면서도 파워풀한 동작에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이들이 합쳐졌을 때의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해 유닛을 결성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