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릭스 입단도 중요하고 내년 시즌 대비도 중요합니다. 그런데 저에게 더 중요한게 있습니다."
이대호는 6일 부산 해운대에 위치한 웨스턴조선비치호텔에서 열리는 입단 기자회견을 가지며 오릭스행을 확정짓는다. 그에겐 매우 중요한 결정이었다. FA로 풀린 그에게 롯데는 100억원이라는 거액을 제시했다. 말그대로 '부산의 대통령'으로 군림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새로운 도전을 선택했다. 평생 다시오기 힘든 해외진출의 기회. 그는 현실안주와 새로운 도전 사이에서 주저없이 도전을 선택했다.
그 결실을 맺는 날까지 그의 심경은 어땠을까. 이대호는 지난 1일 롯데 납회 행사 참석을 끝으로 공식일정을 마쳤다. 입단 기자회견이 열리는 6일까지 있었던 5일의 시간. 이대호에게 "기다리는 시간이 설레겠다"는 말을 건네자 "오릭스와의 첫 만남에서 어느정도 교감을 나눴기 때문에 특별한 느낌 없이 마음은 편했다. 정말 편한 마음으로 운동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이어 이대호는 가족에 관한 얘기를 꺼냈다. 이대호는 "다른 일정보다는 아내와 아기에 많이 신경을 썼다. 야구도 물론 중요하지만 지금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곧 태어날 아기"라며 자상한 아빠의 모습을 보였다. 이대호의 아내 신혜정씨는 1월 출산 예정이다. 아내의 출산을 옆에서 최대한 돕고 싶다는 뜻이었다. 일본 스프링캠프가 시작되는 2월부터 이대호에게는 시간이 없다. 스프링캠프에 이어 곧바로 시즌이 열리고, 새로운 무대에 적응을 하는데 신경을 써야한다. 그러니 그 전까지 아빠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싶은 것이다.
이대호가 일본 진출 여부를 두고 가장 걱정을 한 것은 돈도, 명예도 아니었다. 오직 가족이었다. 지진 후유증이 남아있는 일본에 아내와 갓 태어난 아기를 데려가는 것이 크게 걱정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걱정을 말고 당신의 꿈을 이루라"는 아내 신씨의 말에 용기를 얻어 이대호는 도전을 선택했다. 때문에 자랑스러운 남편, 그리고 아빠가 되려면 일본 무대에서 보란 듯이 성공해야 하는 이대호다. 그러기 위해서는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한다. 어쩔 수 없이 가족에 소홀할 수도 있다. 그렇기에 조금이라도 여유가 있는 지금 이대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가족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