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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 무너뜨린 정형식 "최고로 짜릿했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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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제 야구인생에서 최고로 짜릿한 순간이었어요."

삼성 선수단이 아시아시리즈를 마치고 한국으로의 출국을 앞둔 대만 타오위앤 국제공항. 선수들이 인천행 비행기에 몸을 싣기 위해 줄을 서 있었다. 같은 비행기에 몸을 싣기 위해 줄을 서있던 기자의 바로 뒤에는 앳된 얼굴의 한 선수가 서있었다. 바로 '결승전의 숨은 영웅' 외야수 정형식이었다.

정형식은 29일 대만 타이중 국제구장에서 열린 소프트뱅크와의 아시아시리즈 결승전에 선발로 이름을 올리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에게 갑작스럽게 기회가 왔다. 1회말 수비 도중 우익수 박한이가 무릎 부상을 당하며 들것에 실려 병원으로 후송됐기 때문이다.

몸도 풀지 못했던 정형식이지만 힘차게 그라운드로 뛰어나갔다. 그리고 일을 내고 말았다. 0-1로 뒤지던 5회초 삼성의 우승을 예감케 하는 2타점 역전 중전 적시타를 때려냈다. 상대 선발 이와사키가 던진 밋밋한 체인지업을 깨끗하게 받아쳤다.

정형식은 "전 타석에서 계속 몸쪽 승부를 해 두 번째 타석 초구에는 바깥쪽을 노리고 있었다. 그런데 예상이 적중했다"며 밝게 웃었다. 이어 "유격수 가와사키의 글러브에 공이 들어갈까봐 조마조마 했는데 공이 빠져나가는 순간 너무 기뻤다. 야구 인생에서 최고로 짜릿한 순간이었다"라고 당시를 기억했다.

정형식은 "대만에 있는데도 문자 메시지 등을 통해 정말 많은 축하 인사를 받았다"며 "이 기세를 내년 시즌에도 그대로 이어가고 싶다"고 밝혔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