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적으로 전북 현대의 우승 가능성이 높다.
통계와 여건이 전북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통계적으로 1998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10차례(2001~2003년은 단일리그) 열린 챔피언결정 1차전에서 패한 팀이 우승한 전례가 없다. 최근 3년간 결과도 정규리그 1위팀은 챔피언결정 1차전에서 무승부를 기록한 뒤 우승을 차지했다. 30일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울산과의 챔피언결정 1차전에서 2대1로 승리한 전북은 확률상으로는 우승에 한걸음 다가서게 됐다.
여기에 전북은 울산 원정에서 2골을 넣었다. 프로축구연맹은 이번 챔피언결정전부터 '원정 다득점 원칙'을 적용하기로 했다. 1,2차전 합계가 1승1패이거나 2경기 모두 무승부를 거둔 경우 골득실차까지 같을 때 원정골을 더 많이 넣은 팀이 승리한다는 원칙이다. 원정 다득점 원칙 때문에 김호곤 울산 감독은 무실점 경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전북이 2골을 넣으며 4일 홈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 0대1로만 패해도 우승컵을 들어올릴 수 있게 됐다.
울산은 1차전 패배라는 성적표 뿐만 아니라 많은 상처마저 안았다. 1차전에서 경고를 받은 수비의 핵 이재성과 미드필더 고슬기가 경고누적으로 2차전에 출전하지 못하게 됐다. 전북에 비해 백업멤버가 부족한 울산으로서는 주전 선수들의 부재가 치명적이다. 강민수와 박승일이 공백을 메울 것으로 예상되지만 벤치의 두께가 얇아졌다.
체력적 열세도 얼마나 극복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 울산은 12일 동안 무려 4경기를 치렀다. 울산은 훈련보다는 휴식 위주의 스케줄로 포스트시즌을 치렀지만, 누적된 피로도는 쉽게 풀기 어렵다. 2007년 기적을 달성한 포항의 경우 1차전을 치르고 일주일 뒤 2차전을 했지만 울산은 4일 후인 12월 4일 2차전에 나선다. 경기 시간도 선수들의 피로가 더한 낮 1시 30분 경기다.
울산으로서는 선수들의 경험과 정신력에 기대를 걸어야 한다. 큰 경기 경험이 많은 베테랑의 존재는 분위기를 빠르게 반전시킬 수 있다. 예상치 못한 결승행을 이룬 만큼 마음을 비우고 2차전을 치른다면 의외의 결과도 나올 수 있다.
울산=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