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 놀때 같이 놀면 힘들잖아요."
2011년 K-리그의 대미를 장식하는 포스트시즌이 한창인 지금. 15위로 시즌을 마감한 대전이 한발 빠른 시즌 준비에 돌입했다.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팀들은 짧은 휴가 뒤 마무리훈련을 갖고 본격적인 휴지기에 돌입한다. 그러나 대전은 21일부터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갔다. 유상철 감독의 위기의식과 의지가 반영됐다.
K-리그는 내년 시즌부터 스플릿 시스템을 도입하며 본격적인 강등제를 실시한다. 대전은 유력한 강등후보로 꼽힌다. 유 감독은 이른 훈련을 통해 돌파구를 찾기로 했다. 유 감독은 "우리 전력상 남들보다 더 많이 연습하는 수 밖에 없다. 남들 놀때 같이 놀아선 힘들다. 선수들은 올겨울 각오해야할 것"이라며 이른 훈련 돌입에 대해 설명했다.
21일부터 본격적인 훈련을 시작한 대전은 하루 두차례씩 강도높은 훈련을 하고 있다. 오전은 숙소 앞 운동장에서 1시간 30분동안 체력 훈련을 실시하고, 오후에는 2시간30분동안 대전월드컵보조운동장, 한밭 운동장 등에서 전술과 기술훈련을 진행한다. 유 감독은 "지난시즌 들어와서 보니 선수들의 체력에 문제가 있더라. 내년 시즌 경기수가 늘어나는만큼 강도 높은 체력 훈련으로 많이 뛰는 축구를 구현할 계획이다"고 했다.
선수들도 묵묵히 따라오고 있다. 강등권 탈출이라는 당면 과제로 인해 동기부여가 확실히 됐다. 그러나 기대했던 전력 보강에 대해서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전은 2진급 선수들을 대거 정리하며 대대적인 선수단 개편을 예고했다. 실제로 이적시장이 열리자마자 팀의 주장이자 주포 박성호를 포항에 내주고, 수비형 미드필더 이슬기와 측면 공격수 김동희를 데려오는 트레이드를 단행하며 발빠른 행보를 보였다. 그러나 이후 감감 무소식이다. 강원, 경남 등 다른 도시민구단들이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유 감독은 "선수들을 살펴보고 있는데 몸값 등의 문제로 어려움이 많다. 맘에 드는 선수는 경쟁이 심하다"고 고충을 토로한 뒤, "팀에 필요한 선수들을 데려오는데 전념할 것"이라고 했다. 용병의 경우는 "전지훈련을 통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대전 선수단은 12월 중순까지 대전에서 훈련한 뒤, 바로 전지훈련을 떠난다. 전지훈련지는 멕시코가 유력한 상태다. 대전은 멕시코 과달라하라 지역과 자매결연을 맺은 바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