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척돌'이 나타났다. 우상 아우라 주원 호익 김치로 구성된 5인조 보이그룹 더블에이가 그 주인공이다. '하지원의 남자들'로 알려져 있지만, 그 이름에 갇히기엔 끼도 재능도 아직 보여줄 것도 너무나 많다.
▶ '하지원의 남자'? 알고보면 슈퍼주니어 안무 디렉터
더블에이는 지난달 28일 부산에서 진행된 'K-POP 콘서트'를 통해 데뷔 무대를 꾸몄다. 2만 명 앞에서 데뷔 신고식을 치르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하지원의 응원 속에 실수 없이 무대를 꾸밀 수 있었다. 우상은 "리허설 땐 실수도 했는데 하지원 선배님이 '실수해도 좋으니까 주눅들지 말고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해라'고 해줬다. 또 나와 선배님이 연기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그때도 '신경쓰지 말고 적극적으로 하는게 좋다'고 해주셔서 실수 없이 무사히 무대를 마쳤다"고 밝혔다.
사실 데뷔 한 달 차 신인인 듯 하지만, 더블에이의 경력은 오래됐다. 아우라는 오랫동안 작곡 작사를 해왔고, 우상도 안무가로서 활약했다. 특히 슈퍼주니어 '유' 등의 안무 디렉팅을 맡기도 했다. 그는 "레슨을 하더라도 현장에선 또 달라지기 때문에 뮤직비디오 촬영장이나 첫 방송 때 가서 안무를 가르쳐 드렸다. 동방신기 댄서도 했고, 신화 안무도 했었다"며 "춤을 알려드린다기보다 가수로서 배우는게 정말 많았다"고 설명했다.
▶ 혼자서도 잘해요!
더블에이의 데뷔곡 '미쳐서 그래'는 힙합 비트위로 흐르는 그루브한 베이스 라인이 인상적인 인트로, 서정적인 멜로디, 간결한 비트가 어우러져 신비감을 끌어올리는 시브야 앤 클래식 장르의 팝댄스곡이다. 특히 '미쳐서 그래'란 후렴구는 한 번 들으면 바로 흥얼거릴 수 있을 정도로 강한 중독성을 전해준다. 주목할 만한 점은 타이틀곡은 물론 수록곡 '불러(Call Me)'까지 모두 아우라의 작품이라는 것. 22세 남자의 에너지와 야망, 사랑과 행복함, 우울함 등의 감정을 컨셉트로 했다. 이밖에 '가요계를 싹쓸어 버리겠다'는 야심찬 각오가 내포된 '싹쓸이 춤'은 우상이 만들어냈으며, 혈관 눈 등 인체 기관을 모티프로 한 의상 컨셉트도 아우라가 고안한 것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자신들의 손으로 만들어낸 것.
신인으로서는 이례적인 실력을 과시하고 있지만, 상처도 많았다. 일반적으로 아이돌 그룹은 제작사에서 멤버 구성부터 컨셉트, 노래, 안무를 모두 만들어준다. 그런데 이런 시스템을 따르지 않다보니 '너희가 잘되나 보자' '그렇게 해서 되겠냐'는 비난도 많았던 것. 앙심을 품을 법도 하지만 아우라는 "우리는 오래 전부터 '항상 처음처럼 하자'고 얘기해왔다. 성공하더라도 지금과 다름없이 겸손하고 성실한 모습 보여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 목표는 '추억이 되는 가수'
더블에이는 19세 호익과 김치부터 26세 아우라까지 비교적 나이 차이가 큰 그룹이다. 그럼에도 트러블 없이 팀을 꾸리고 데뷔 및 활동을 할 수 있었던 것은 탄탄한 인성이 갖춰졌기 때문. 아우라는 "우리는 아무 것도 없었을 때부터 5년 넘게 함께 했다. 그러다보니 잘 됐을 때도 그 시절을 생각할 수 있게 됐고, 대표님도 하고 싶은걸 하는건 좋은데 옆에서 같이 하는 사람도 생각해야 한다고 말해주셨다. 그걸 깨우치기 전엔 데뷔도 못한다고 하셨다"며 웃었다.
아이돌계 새로운 획을 긋고 있는 이들의 목표는 '추억이 되는 가수'. MBC '나는 가수다'에서 청중평가단이 옛날 노래를 듣고 추억에 잠기듯, 자신들로 인해 10년 뒤에도 팬들이 옛날의 추억을 회상할 수 있게 됐으면 좋겠다는 설명이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