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예계에서 배우 장근석의 일본내 인기가 회자된지가 1년을 훨씬 넘어섰다. 지난해 여름 그가 출연했던 드라마 '미남이시네요'가 일본 후지TV에서 방영돼 선풍적인 반응을 이끌며 그에게 '리틀 배용준'이라는 수식어가 붙기 시작하고 이어 일본내 공연에서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 그의 일본내 인기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그러나 정작 일본에 가보지 않고 들리는 소문만으로 그의 인기를 가늠하기란 쉽지 않은 법. 그저 인기가 대단하다던데 과연 어느 정도 일지 궁금하다거나 거품이 끼어있을 거라는 막연한 예상에 그칠 때도 있었다.
그런 점에서 지난 26일 열린 장근석의 단독 콘서트 '2011 더 크리 쇼 인 도쿄돔-더 비기닝(THE CRI SHOW IN TOKYO DOME-THE BEGINNING)'은 일본에서의 그의 실질적인 위상을 느낄 수 있는 공식적인 시험 무대였다. 그 결과, 그는 한류열풍과는 또 다른 현상을 이끌어가는 새로운 주역이라는 점을 입증해보였다.
도쿄돔 공연은 최정상의 아티스트로 인정받는다는 의미를 갖고 있으며 또한 일본 내에서 인기의 척도가 되고 있다.
하지만 장근석은 배용준, 류시원 등 다른 한류스타들과 달리 그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일본에서 또 하나의 팬덤문화를 형성하고 있어 눈길을 모은다.
이날 공연이 장근석이 상상하는 '프린스 월드'에 관객과 게스트를 초대해 곳곳을 소개하는 컨셉트로 진행된 것에서도 이는 알 수 있다. 일부 연예인들의 팬미팅이나 가수들의 콘서트와는 분명 개념을 달리하는, 팬들과 교감할 수 있는 형식의 콘서트를 선보인다는 것은 이미 그가 열도 정복을 시작하는 수준을 넘어섰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그만의 고유한 콘서트 브랜드 네이밍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확실히 각인시켜주고 있는 것.
이날 장근석은 자신을 '프린스', 관객들을 '우나기'(장어의 일본말로 장근석은 평소 장어를 좋아하고 자신에게 늘 힘이 돼주는 팬들을 장어로 부른다)로 칭하며 기분에 따라 가사를 만들어 팬들과 소통했다. "보쿠 또 우나기 또 잇쇼니 시아와세~(나랑 여러분이랑 다 같이 행복하자)"를 열창하며 도교돔을 가득 메운 4만5000여명의 관객들에게 파도타기를 유도하자 아이돌 그룹의 대형 콘서트에서도 좀처럼 보기 어려운 장관이 펼쳐졌다.
장근석이 단순히 한류스타라는 상징적인 존재에서 벗어나 외국인 배우로서는 드물게 일본 내에서 새로운 팬덤문화를 이끌어가고 있는 셈이다. 할리우드 스타들이 내한할 때마다 국내 팬들도 뜨겁게 반응하지만 막상 그 이상의 팬 문화를 형성하지 못하는 것과 분명 다른 현상으로 보인다.
장근석의 팬심은 그만의 친화력에서 나오고 있다. 나고야에서 온 주부팬 미호(32)씨를 포함해 이날 공연장을 찾은 이들은 그를 좋아하는 이유로 하나 같이 "팬들을 소중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도쿄에 살고 있는 시무라 미카(여, 27)씨는 "일본 사람들이 모두 다 장근석을 알고 있다. 각종 연예뉴스에서 장근석에 대해 깊게 다루고 있고 그가 일본에서 가수와 배우로서 왕성하게 활동해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김명은 기자 dram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