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오치아이 투수코치의 예언이 그대로 들어 맞았다. 권오준의 호투에 관한 얘기다.
권오준은 27일 대만 타오위앤 국제구장에서 열린 아시아시리즈 예선 마지막 경기인 퉁이전에서 3-3으로 팽팽히 맞서던 6회 2사 주자없는 상황에 권 혁을 구원등판했다. 팀이 3-1로 앞서다 권 혁이 불의의 동점 투런포를 허용해 분위기가 퉁이쪽으로 넘어간 상황이라 권오준에게는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권오준의 투구는 빛났다. 최고구속 143km의 직구와 체인지업을 앞세워 퉁이 타선을 압도했다. 2⅓이닝 동안 삼진 4개를 뽑아내며 무실점으로 호투,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재미있는 것은 오치아이 투수코치가 권오준의 퉁이전 활약을 예언했다는 점. 오치아이 코치는 26일 소프트뱅크전을 앞두고 "권오준이 퉁이전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대만 타자들은 권오준 같은 스타일의 투수를 많이 상대해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얘기한 바 있다. 권오준은 오치아이 코치의 기대에 부응이라도 하듯 완벽투를 선보였다. 적장인 뤼원셩 감독 역시 경기 후 권오준을 공략하지 못한 것에 대해 "투구 동작이 매우 크고 공이 묵직했다. 처음보는 투수라 잘 못친 것 같다"고 시인했다.
그렇다면 또 하나의 예언도 맞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오치아이 코치는 "소프트뱅크전에서는 권 혁이 일을 낼 것"이라고 했다. 일본프로야구에는 권 혁과 같이 큰 체구의 좌완 투수가 드물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권 혁은 퉁이전에서는 부진했지만 소프트뱅크와의 예선전에서는 좋은 모습을 선보였다. 과연 권 혁이 29일 열릴 소프트뱅크와의 결승전에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관심이 모아진다.
타오위앤(대만)=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