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밤 그들은 행복했다. 그리고 청룡은 그들이 있어 더욱 빛이 났다.
지난 25일 열린 제32회 청룡영화상에 '경의'를 표한 두 톱스타의 특별한 자세가 화제다.
여우주연상 유력한 후보로 점쳐졌으나 빈손으로 돌아가야했던 탕웨이. 광고 촬영을 겸한 것도 아니고, 단지 영화팬들을 위해 이번 한국행을 결정했지만, 수상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긴 어려웠다.
시상식 당일 무대 뒤에서 주최 측에게 "왜 수상 결과를 안가르쳐주냐. 당신은 알고 있지 않냐"고 떨리는 속내를 드러냈던 탕웨이는 그러나 수상자가 호명된 직후 아쉬움을 뒤로 하고, 김하늘을 기쁘게 안아줬다. 무대 뒤에서도 다시 한번 김하늘을 포옹하는 등 월드스타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시상식이 끝난 뒤엔 바로 호텔행, 다음날(26일) 새벽 비행기를 타는 강행군에도 불구하고 탕웨이는 이번 방문에 대해 아주 만족했다. '만추' 관계자들에게 "행복했다. 소중한 추억이 될 것"이라고 소감을 밝힌 것.
한 측근은 "무대에서 '배꼽인사'를 한 건 콘티에도 없던 일이다. 탕웨이가 즉석에서 그리 한 거다. 안팎으로 힘든 시기에 큰 힘이 되어준 한국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할 수 있어 좋았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한편 모시기 힘든 빅스타 중 빅스타인 최승현 또한 청룡에 대한 예의를 다 했다. 모든 행사에 제일 먼저 모습을 드러내 주최측을 깜작 놀라게 했을 정도.
지난해 신인상 수상자인 최승현은 핸드프린팅 행사때도 정식 행사가 시작되기 2시간 전에 제일 먼저 도착, 사전 인터뷰 등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냈다. 또 25일 레드카펫 행사때도 오후 7시 30분에 첫 테이프를 끊었다.
무대 뒤에서도 그는 월드스타 탑이 아닌, 신인배우 최승현이었다. 함께 시상자로 나선 최강희가 어려운 듯 다소 낯을 가리던 최승현은 최강희의 최근 출연작 드라마 '보스를 지켜라'를 열심히 봤다는 말도 잊지 않는 등 시종일관 겸손한 자세를 보였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