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구단들에게 2월은 1년 가운데 가장 중요한 달이다. 10개월 뒤인 12월 어떤 성적표를 손에 쥐느냐는 2월 한달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달려있다.
2월은 재충전과 담금질의 시기다. 1월초 훈련을 시작한다. 2월에는 짐을 싼다. 해외전지훈련이다. 따뜻한 곳에서 체력훈련과 연습경기를 가진다. 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하고 전술을 가다듬는다. 시즌을 시작하는 3월초에 선수들의 몸상태와 전술적인 완성도가 100%가 되는 것이 목표다.
하지만 이 공식을 따르지 못하는 팀이 있다. 바로 포항이다. 포항은 26일 홈에서 치른 울산과의 플레이오프에서 0대1로 졌다. 갑작스럽게 K-리그의 내년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4장에서 3.5장으로 줄었다. 포항은 내년 2월 11일이나 12일, 혹은 18일 2012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본선진출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한다. 남들보다 1달이나 일찍 시즌을 시작해야 한다.
일정을 짜기가 난감하다. 선수들 휴가를 보냈다가 1월초에 소집하더라도 촉박하다. 강도높은 훈련을 통해 선수들의 몸상태를 최대한 빨리 끌어올려야 한다. 부상 등 부작용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전지훈련 장소도 애매하다. 포항은 원래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몇 군데를 물색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바람에 백지화됐다.
일정말고도 또 다른 문제가 있다. 바로 선수 구성이다. 내년 시즌 포항은 많은 선수들이 떠난다. 김재성 김형일은 군에 입대한다. 신형민은 해외 진출 의지가 강하다. 계약기간이 끝난 모따도 팀을 떠날 가능성이 높다. 최대한 빨리 이들을 대체할 수 있는 선수들을 외부에서 데려와야한다. 하지만 선수 이적시장은 1월이나 되어야 본격화적으로 열린다. 좋은 선수를 데려오기가 쉽지 않다. 여기에 영입 선수와 기존 선수들의 호흡을 맞출 훈련 시간도 부족하다. 패배 한번 때문에 이래저래 시즌 시작이 힘들어진 포항이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