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로 '농락'을 당했다고 과언이 아니었다. 삼성이 소프트뱅크 주자들의 빠른 발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허무한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삼성은 26일 대만 타이중 국제구장에서 열린 소프트뱅크와의 아시아시리즈 2차전에서 0대9 참패를 당하고 말았다. 이런 수모를 겪은 데는 선발 이우선 카드 실패, 타선의 침묵 등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겠지만 가장 뼈아팠던 것은 상대의 재치있고 빠른 주루플레이에 전혀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삼성은 이날 경기에서 총 7개의 도루를 허용했다. 하세가와 유야에게 3개, 아카시 켄지에게 2개를 허용하는 등 같은 선수들에게 여러개의 도루를 허용하는 좋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5회초 1사 1,3루 위기에서 하세가와와 아카시에게 더블스틸을 허용해 실점하는 장면은 삼성 수비의 총제적인 문제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일단 소프트뱅크 주자들의 발이 전체적으로 빨랐고 이날 경기 마스크를 쓴 진갑용의 어깨가 좋지 않은 점도 감안돼야겠지만 전체적으로 수비 자체가 상대의 주루플레이에 전혀 대비를 하지 못한 모습이었다. 마운드에 선 투수들이 견제를 제대로 하지 못하자 소프트뱅크 주자들은 마음 놓고 베이스를 훔쳤다. 도루에 성공하면 타자들이 적시타 내지는 진루타를 쳐주는 등 정말 쉽게 야구를 하는 소프트뱅크 선수들이었다.
이날 경기의 많은 도루 허용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날 경기 승패를 떠나서라도 삼성은 퉁이전에서 승리를 거둔다면 소프트뱅크와 결승에서 다시 맞붙을 확률이 크다. 소프트뱅크 선수들의 뛰어난 주루플레이를 견제하지 못한다면 결승에서도 좋은 경기를 펼칠 확률은 적어진다. 류중일 감독이 꼭 풀어야할 숙제가 생긴 셈이다.
타이중(대만)=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