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2 대승을 거둔 호주 퍼스와의 아시아시리즈 1차전. 만약에 박석민이 이번 아시아시리즈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면 이 경기는 어떻게 흘러갔을까. 아마 끝까지 힘든 경기가 펼쳐졌을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공-수 양면에서 박석민의 활약이 돋보였다는 뜻이다.
박석민은 25일 대만 타이중 국제구장에서 열린 2011 아시아시리즈 1차전 퍼스전에서 2타점 결승 2루타를 쳐내며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냈다. 0-1로 뒤지던 3회말 1사 1, 3루 찬스에서 상대선발 대니얼 슈미트의 바깥쪽 공을 결대로 밀어쳐 우익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를 때려냈다. 답답할 만큼 터지지 않던 삼성 타선에 단비와도 같은 적시타였다.
공격 뿐 아니었다. 결정적인 호수비 2개로 승기를 삼성에 가져다줬다. 1회초 2사 1,2루의 위기에서 매트 케넬리가 친 3루쪽 깊은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내 아웃시킨 박석민은 8회초 무사 만루 위기에서 상대 산 미겔이 친 3루 강습타구를 침착히 잡아내 5-2-3의 병살플레이를 만들어냈다. 이 장면은 이날 경기 최고의 명장면이었다.
박석민은 경기 후 "첫 경기이기도 하고 위기상황이기도 해 집중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 기뻐했다.
박석민은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훈련 도중 왼손 중지 통증으로 인해 조기귀국했다. 아시아시리즈에 참가하지 못할 거란 얘기도 나왔다. 하지만 통증이 점차 없어지며 극적으로 대만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아직 통증은 남아있는 상태. 하지만 박석민의 부상 투혼이 삼성의 대승을 이끌었다.
타이중(대만)=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