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신연봉제는 올 겨울에도 계속된다.
LG 백순길 단장은 "이번 겨울 연봉 협상에서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신연봉제를 적용할 방침"이라며 "지난해 처음 시행한 신연봉제에 대해 외부에 잘못 알려진 부분이 있다. 구단 내부적으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LG는 2011시즌을 앞두고 새로운 연봉 시스템을 도입했다. 신연봉제는 서열을 파괴하고, 팀 승리 기여도(WS)를 고과에 높게 적용하는 방식이다. 쉽게 말해 이긴 경기를 따로 뽑아 결승타를 때린 선수, 쐐기타를 때린 선수 그리고 희생번트를 연결한 선수에게 해당된 고과 점수를 주고, 투수 부문에서도 승리투수는 물론 중간계투로 디딤돌을 놓은 투수 등에 별도의 점수를 줘 고과를 차별화했다. 이기는 경기가 많으면 선수들에게 돌아가는 파이도 크게 해 주는게 신연봉제의 핵심이었다.
첫 해 신연봉제의 최고 수혜자인 오지환과 '작은' 이병규였다. 전년도 연봉 2400만원의 오지환은 1억원에 도달했고, 이병규는 연봉 2800만원에서 1억원 시대를 열었다. 최대 피해자도 나왔다. 베테랑 투수 박명환은 5억원에서 역대 최대 삭감률인 90%를 기록하며 5000만원에, 12경기에 나와 4패만을 기록한 투수 심수창(넥센 이적)은 연봉 7000만원에서 절반 이상이 줄어든 3000만원에 사인을 해야했다.
선수들의 반발은 컸다. 하지만 구단은 밀고 나갔다. 구단주인 구본준 LG그룹 부회장이 LG에 '독한 DNA'가 필요하다며 연봉제 수정을 직접 지시했기 때문이다.
LG의 파격적인 연봉제도는 타 팀들도 큰 관심을 보였다. 시즌 성적과의 연관성을 지켜봤다. 결과만 놓고 보면 실패라고 할 수 있다. 정규시즌에서 LG는 6위에 그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G는 올해 신연봉제를 또다시 적용한다. 다만 수정되는 부분도 있다. 백 단장은 "외부엔 이긴 경기만 놓고 평가한다고 잘못 알려져 있는데 그렇지 않다. 경기에서 이기면 모든 선수들의 고가가 올라가는 시스템"이라며 "다만 과도하게 삭감되는 부분은 내부 논의를 거쳐 수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본격적인 연봉 협상은 비활동기간인 12월부터 시작된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