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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16만명, 이종범 -23만명, 이대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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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의 일본행은 사직구장 흥행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야구는 투수놀음'이다.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선 탄탄한 투수진을 갖춰야 한다. 그런데 인기있는 선발투수는 기껏해야 5,6일에 한번씩 등판한다. 마무리투수는 언제 나올 지 알 수 없다. 반면 스타플레이어 야수는 매일 출전한다. 그래서 야구장 흥행은 타자가 책임진다는 말이 있다. 팬들이 투수전 보다는 타격전을 선호하는 것과도 연관될 것이다. 한국프로야구에서도 최고연봉은 대부분 타자의 몫이었다.

이런 면에서 봤을 때 한국프로야구 최고 레벨 타자인 이대호가 일본 리그로 옮겨가는 건 롯데의 홈인 사직구장의 관중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역사적으로 봤을 때 스타급 야수의 해외진출이 이같은 결과로 이어진 사례가 분명 있기 때문이다.

이승엽은 2003년까지 삼성에서 뛰었고 2004년에 지바 롯데로 옮겨갔다. 2003년의 대구구장 관중수는 35만6712명. 전년도에 비해 10만명 이상 늘어난 수치였다. 이승엽이 56홈런에 도전하며 '잠자리채 열풍'을 불러일으킨 때였다. 그런데 이승엽이 일본으로 건너가자 2004년의 대구구장 관중수는 19만5872명으로 확 줄었다. 16만840명이나 감소했다. 언제든 야구장에 가면 볼 수 있던 타자가 없어진 결과였다.

이승엽에 앞서 이종범의 일본 진출때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이종범은 해태에서 97년까지 뛴 뒤 주니치 유니폼을 입었다. 97년의 광주구장 관중수는 39만3137명. 이종범이 없는 98년에는 15만6793명으로 줄었다. 23만6344명이나 감소, 흥행이 급격하게 나빠진 케이스였다. 물론 당시 해태가 재정난 때문에 점차 관중수가 줄어가는 시점이긴 했다. 그걸 감안하더라도 이종범의 일본 이적이 흥행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바로 이런 사례들이 있기 때문에 이대호의 경우에도 눈길이 모아지는 것이다. 사직구장 홈팬들이 워낙 열정적이기 때문에 이대호가 없어도 관중수가 유지될 가능성도 분명 있다. 설령 사직구장 흥행이 예전만 못하더라도 프로야구 전체 관중수는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승엽과 김태균이 돌아오고 선동열 감독이 KIA 유니폼을 입었으며, FA 시장을 통해 선수 이동이 매우 많았다. 박찬호가 국내에서 뛸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이같은 점들은 내년 프로야구의 전체적인 흥행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