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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재력과 한계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오리온스와 최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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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스의 객관적인 전력은 약하다. 그러나 시즌 전 많은 전문가들이 "오리온스가 다크호스가 될 것"이라고 했다. 추일승 감독이 빠르게 조직력을 정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아니었다. 이유가 있다. '전력이 약하다'는 평가와도 맥락이 통한다. 용병 크리스 윌리엄스를 제외하곤 '농구를 알고하는 선수'가 없다. 승부처에서 확실한 득점을 올려줄 포워드나, 효율적인 게임조율을 할 가드가 없다는 의미다. 노련한 포워드 용병 윌리엄스의 영입으로 가뜩이나 높이가 낮아졌기 때문에 더욱 뼈아픈 약점이다.

추 감독은 "윌리엄스를 받쳐줄 국내선수가 한 명만 있으면 좋은데"라고 했다. 정확한 지적이다. 오리온스가 최하위를 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다.

그런데 이들의 경기력은 매력적이다. 조직력을 갖춘 상황에서 잠재력 높은 허일영 최진수 김민섭 등 높이와 스피드를 갖춘 장신 포워드들이 고군분투한다. 윌리엄스의 패스를 중심으로 시원시원한 농구를 펼치기도 한다. 때문에 쉽게 무너지지 않고, 박빙의 혈투를 벌이는 경우가 잦다.

오리온스엔 신인 최진수가 있다. 오세근(KGC) 김선형(SK)과 함께 신인 '빅3'로 꼽혔던 선수다. 하지만 팀의 주축으로 자리잡은 오세근, 김선형보다 활약도가 떨어진다.

이유가 있다. 삼일중 시절 당시 최고의 센터였던 그는 미국 유학을 떠났다. 사우스켄트고와 메릴랜드대를 거쳐 KBL에 입성했다. 하지만 한국농구 적응에 필요한 기본적인 패턴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게다가 포워드로 쓰기에는 슛이 좋지 않았다. 대표팀에 중용되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다. 2m2의 큰 키에 가드같은 스피드와 운동능력을 지녔다. 잠재력은 대한민국 포워드 중 최고였지만,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그의 성장고민과 오리온스의 전력 상승의 고민은 궤를 같이 한다.

최진수는 시간을 헛되이 쓰지 않고 있다. 올 시즌을 성장의 거름으로 삼고 있다. 추 감독도 그의 활약에 대해서는 아직 멀었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마음가짐은 갖춰져 있다"고 했다. 경기내용에서도 잘 나타난다. 수비와 리바운드에 치중한다. 자신의 개인기록에 대해서는 신경쓰지 않는다. 때문에 보이지 않는 공헌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 부분은 매우 긍정적이다. 대형선수로 성장할 가능성을 높인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24일 고양에서 열린 오리온스와 전자랜드의 경기. 최진수는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을 여러차례 연출했다. 2쿼터 2분24초를 남기고 윌리엄스의 패스를 받은 최진수는 그대로 앨리웁 덩크를 성공시켰다. 3쿼터 3분29초 전에는 문태종의 슛을 블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2쿼터 1분20초를 남기고 전자랜드 잭슨 브로만의 슛을 블록하다 바스켓카운트를 헌납하기도 했다. 게다가 윌리엄스와 스위치 과정에서 수비위치를 여러차례 혼돈, 오픈슛을 내주기도 했다.

즉, 자기가 가지고 있는 능력을 어떻게 써야할지에 대한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얘기. 경험이 필요한 문제. 그러나 오리온스와 최진수의 경기력은 매력적이다. 고양=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