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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걸 예은-소시 수영, 아이돌이 진화한다! '작곡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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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가수=기획상품'이란 고정관념은 이제 시대착오적 발상이 됐다. 기획사에서 정해주는 대로, '꼭두가시'처럼 무대 위에서 노래하고 춤추던 아이돌이 각자의 색을 살려 연기 MC 등 활동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최근엔 작곡 및 프로듀싱에도 소질을 보이고 있는 멤버들까지 늘어나 관심을 끈다.

▶ '작곡돌'은 누구? 어떻게 시작하나?

소녀시대 수영은 정규 3집 수록곡 '봄날'을, 원더걸스 예은은 정규 2집 수록곡 'G.N.O'와 신중현 '미인' 리메이크곡을 작업해 관심을 받았다. 빅뱅 지드래곤, JYJ,브라운아이드걸스 제아 미료, 파란 피오는 일찍부터 작곡 및 프로듀싱 실력을 인정받아왔다. 비스트 용준형, 2PM 준수, 슈퍼주니어 이특 은혁 헨리, 유키스 AJ와 기섭, 더블에이 아우라는 떠오르는 샛별. 이밖에 제국의아이들 태헌 케빈을 비롯해 수많은 아이돌 멤버들이 작곡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부분은 자신과 함께 작곡했던 작곡가의 도움을 받는다. 용준형은 신사동호랭이에게 조언을 구했고, 피오는 신사동호랭이와 이현승 작곡가가 주목하고 있다. 주변 관계자들에게 기본 코드나 기계 조정 방법 등에 대해 배우고나면 '팬송'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항상 곁에서 힘이 되주는 팬들을 위한 노래라면 평소 하고 싶었던 말을 그대로 전하면 되기에 작업이 쉬워진다는 설명이다.

▶ '작곡돌', 반응은? 부작용은 없나?

아이돌 작곡가에 대한 반응은 어떨까? "아이돌이지만 자작곡을 썼다"고 하면 뜨거운 관심을 받기 때문에 앨범 홍보에는 좋다. 그렇다고 전반적인 앨범 퀄리티를 떨어뜨릴 수는 없다. 또 밋밋한 노래를 급하게 발표한다면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에 철저한 검증을 거친다. 실제로 용준형은 "처음 대표님께 곡을 들려드렸을 때 '뭐 이런걸 가져왔냐'고 하셨다. 곡 수정을 몇 번이나 했는지 모르겠다.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태헌 역시 "만들어 놓은 노래도 있고, 이제까지 발표한 노래 가사나 애드립 정도를 만든 적도 있다. 그렇다고 쉽게 내 이름이 올라가지 않는다. 진짜 능력이 됐을때 보자고 하셨다"고 털어놨다.

힘든 부분도 있다. 한 관계자는 "아무래도 곡 작업 능력을 갖게 되면 본인의 주장이 강해지는 경우가 많다. 회사 입장에서는 뮤지션 마인드를 가진 아티스트보다는 말에 잘 따라주는 아이돌이 더 좋은 것도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아이돌 본인에게도 작곡은 쉽지 않은 일이다. 바쁜 시간을 쪼개 녹음실을 찾는 것도 문제지만, 팀 멤버들에게 지시를 해야 한다는 점이 가장 괴롭다. 예은은 "밖에서 멤버들의 목소리를 듣는 입장이 되니 어색하더라"고 털어놨다.

▶ 아이돌 작곡 열풍, 왜?

그런데도 아이돌은 왜 작곡에 관심을 가질까? '작곡돌'의 포지션을 살펴보면 답을 찾기 쉽다. 수영 제아 준수 등 몇몇을 제외한다면 대부분 작곡에 관심을 갖는 이들은 '랩'을 담당하고 있다. 처음엔 주변의 권유, 혹은 호기심에 랩메이킹을 시작했지만 랩 가사를 쓰면서 작곡가들과의 교류도 생기고 실제 작업에도 참가하면서 자연스럽게 작곡에까지 관심을 갖게 된다는 것. 그러면서 자신들의 색을 찾기 쉽다는 설명이다. 태헌은 "작곡에 관심을 두기 시작하면서 우리의 색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됐다. 지금은 악기를 배우고 기본기를 다지고 있지만 언젠가 우리만의, 나만의 색이 담긴 노래를 발표하고 싶다"고 말했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