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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파괴자 울산, 어디까지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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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현대가 정규리그 6위로 6강 플레이오프(PO)에 진출했을 때 지금같은 상승세를 예상한 축구인들은 거의 없었다. K-리그 팬들에게 울산은 국가대표 출신 스타 선수가 많지만 활력이 떨어지는 팀으로 비쳐졌다.

그랬던 울산이 무섭게 변했다. 기존의 승리 공식, 기록을 깨트리고 특별한 팀으로 거듭난 모양새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벌어진 준 PO 3경기에서 모두 홈팀이 이겼다. 준 PO는 6강 PO를 치른 뒤 3~4일 후에 열린다. 결승전과 같은 단판 승부에서 모든 것을 쏟아붓다보니 체력이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친숙한 환경에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휴식을 취한 홈팀이 유리하다.

그런데 울산은 23일 수원 삼성과의 준 PO에서 1대1 무승부를 기록한 뒤 승부차기에서 이기면서 원정패 패배 징크스를 깼다. 울산은 수원 원정 때 쓰던 숙소에 방이 없어 서울에서 묵었다. 훈련장을 구하지 못해 울산 클럽하우스에서 훈련을 하고 경기 전날 늦게 이동해 밤 10시가 넘어서 호텔에 짐을 풀었다.

정규시즌에서 한 번도 이겨보지 못한 상대를 챔피언십에서 만난다면, 위축되는 게 당연하다. 울산은 6강 PO에서 만난 FC서울과 정규리그에서 1무1패를 기록했다. 수원과는 FA컵을 포함해 1무2패였다.

그러나 정규시즌 기록은 단판승부에서 참고자료에 불과했다.

6강 PO가 도입된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준 PO를 거친 팀이 PO에서 승리한 경우는 두번이다. 2007년 포항 스틸러스가 수원을 꺾었고, 2009년 성남 일화가 포항을 잡고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2007년 포항은 성남을 제치고 정상을 밟았고, 2009년 성남은 전북 현대에 막혀 준우승을 했다.

빠듯한 경기 일정으로 인해 울산 선수들은 체력이 많이 떨어져 있다.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포항과의 PO다. 하지만 김호곤 울산 감독은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지만 그래도 해볼만 하다. 정규리그 때 포항전 경기 내용이 좋았다"고 했다. 2011년 초겨울 울산은 더 높은 곳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