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3년차 김현성(22·대구)이 홍명보호를 패배 위기에서 건져냈다.
김현성은 24일(한국시각) 카타르 도하의 알 사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와의 2012년 런던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2차전에서 후반 23분 천금같은 헤딩골을 터뜨렸다. 전반 막판 페널티킥 선제골을 허용한 뒤 좀처럼 실마리를 풀어가지 못하던 한국이 반격의 실마리를 잡을 수 있도록 힘을 준 득점이었다. 윤빛가람이 왼쪽 측면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수비수 마크를 따돌리고 뛰어 올라 머리로 받아 넣어 오른쪽 골망 구석을 갈랐다.
김현성은 2008년 동북고를 졸업한 뒤 FC서울의 우선지명을 받고 프로무대를 밟았다. 그러나 서울에는 동기생 이승렬(22) 외에도 강력한 경쟁자가 즐비했다. 2009년 한 시즌간 2군리그(R-리그) 활약이 전부였던 김현성은 이듬해 대구로 임대되었다. 임대 첫 시즌에는 고작 10경기에 나서 1골을 기록한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리그 29경기에 나서 7골2도움을 기록하면서 대구가 올 시즌 리그에서 꽤 선전하는데 힘을 보탰다. 9월 9일 서울과의 리그 맞대결에서는 혼자 두 골을 쏘아 올리면서 친정팀에게 비수를 꽂기도 했다.
김현성의 장점은 1m86의 키를 앞세운 제공권 장악 능력과 골 결정력이다. 큰 키에도 불구하고 민첩해 발재간도 상당하다는 평가다. 이영진 전 대구 감독은 김현성의 발전 가능성을 높게 사면서 완전 영입을 고려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현성은 내년 시즌 친정팀 서울로 복귀할 것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김현성은 아직 올림픽대표팀 내에서 주전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배천석(21·고베), 김동섭(22·광주)에 비해 덜 부각된 감이 있다. 이제 막 기회를 부여 받기 시작한 터라 좀 더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하지만, 런던올림픽 본선 여부가 불투명해질 수 있었던 위기에서 동점골을 터뜨려 팀을 수렁에서 건져낸 기억은 향후 김현성이 올림픽대표팀 내 입지 구축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