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 참가하는 K-리그 팀수가 줄어든다?
아시아축구연맹(AFC)는 23일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열린 AFC 집행위원회 회의에서 K-리그팀들의 내년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 티켓수를 기존의 4장에서 3+1로 줄이는 문제를 놓고 마라톤 회의를 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AFC 집행위원회의 손을 떠난 이번 문제는 쟝 지롱 AFC 임시회장이 결정하게 된다. 최종 결정이 나오기까지는 2~3일이 소요될 것으로 알려졌다.
AFC는 올해 마지막으로 열리는 위원회 회의를 통해 K-리그의 챔피언스리그 티켓수를 3+1로 줄이겠다는 안건을 제출했다. 2011년 한국축구 최대 스캔들이었던 승부조작 때문이었다. K-리그는 3년 연속 결승진출팀을 배출할 정도로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 초강세를 보였지만, 승부조작 문제로 인해 대외적으로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겼다. AFC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파악한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조중연 대한축구협회회장, 정몽규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 한웅수 서울 단장, 안병모 부산 단장 등 한국축구의 실세를 말레이사아로 파견했다. AFC관계자와 각국 대표들을 만나 기존의 티켓수를 유지할 수 있게 설득작업을 펼쳤다. AFC 회원국 대표들은 아시아 최강 K-리그의 힘을 인정했다. 승부조작 문제 사후 처리를 신속하게 끝낸 점도 높이 평가받으며 경기위원회 결정까지 4장이 유지되는 방향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AFC 집행위원회에서 발목을 잡았다. AFC 집행위원회는 승부조작 문제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표시하며 원안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K-리그 챔피언스리그 티켓수 축소 문제는 다른 아시아 리그의 챔피언스리그 진출팀 수도 조정되는 것과 맞물려 복잡한 방향으로 흘렀다. 결국 집행위원회가 결정하지 못할 경우 회장이 캐스팅보트를 쥐는 AFC의 규정에 따라 쟝 지롱 임시회장이 내년 시즌 K-리그 팀들의 챔피언스리그 티켓수를 정하게 됐다. 만약 3+1안이 최종 확정된다면 K-리그는 중국 C-리그와 1장의 티켓을 두고 플레이오프를 펼치게 된다.
이번 결정은 2012년만에 적용되며, 또 한번의 회의를 거친 뒤 2013, 2014년에도 같은 안을 고수할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한편, AFC는 현행 올해의 선수 선정 방식에도 변화가 있을 것임을 예고했다. AFC 올해의 선수는 기자들이 선정하는 유럽 올해의 선수나 아프리카 올해의 선수와 달리 AFC 주관대회에서 경기 MVP를 받은 선수에게 대회 경중에 따른 포인트제로 결정된다. 여기에 시상식에 참석한 선수에게만 상을 주는 규정때문에 유럽에서 활약하는 아시아 선수들에게 불리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AFC는 내년시즌에도 포인트제를 유지하되,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의 활약상을 반영할 뜻을 내비쳤다. 일정상 유럽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시상식에 참가할 수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시상식을 유럽 크리스마스 휴식 기간으로 옮기는 방안 등을 고려중이라고 했다. 내년에는 박지성 이청용(23·볼턴) 기성용(22·셀틱) 등과 같이 유럽을 누비는 한국선수들이 AFC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하는 모습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콸라룸푸르(말레이시아)=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