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겨울은 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뜨거운 스토브리그로 기억될 만하다.
총 17명이 FA(자유계약선수)를 신청했다. 이중 9명만이 잔류했다. 해외 진출을 선언한 이대호와 정대현을 빼고 5명이 타 팀으로 이적했다. 김동주만이 미계약 상태. FA 이적이 가장 많았던 해는 2003년이다. 당시 이승엽이 일본으로 진출했고, 정수근, 이상목, 진필중, 마해영, 조규제, 박종호 등은 타 팀으로 이적했다. 총 7명이 유니폼을 갈아 입었다. 이대호와 정대현이 해외진출에 성공할 경우 올해 가장 많은 선수가 이적하게 된다.
현재 상황으로 김동주는 타 팀 이적이 힘들어 보인다. 김동주가 두산에 잔류한다고 가정하면 사상 최대의 FA 시장은 이제 막이 내린 셈이다. 스포츠조선이 가장 뜨거웠던 올겨울 FA 전투에서의 8개 구단 득실을 랭킹으로 따져봤다. 최대 수혜자는 뜻밖에도 넥센이다.
넥센은 전력 누수 없이 LG에서 뛰었던 이택근을 영입했다. 넥센은 이택근의 합류로 공격력을 크게 향상 시킬 수 있게 됐다.
넥센은 올시즌 중심타자였던 용병 알드리지를 퇴출시켰다. 그 빈자리를 이택근이 메우게 된다. 이럴 경우 이택근-박병호-강정호 라인을 만들수 있다. 5번 타순에는 유한준과 송지만도 가능하다. 정확성과 힘이 느껴지는 조합이다. 만약 이택근을 톱타자에 배치할 경우엔 테이블 세터가 강화된다. 여기에 용병을 투수 2명으로 할 수 있는 부수효과도 생겼다. 타자 한명을 영입했지만 투타에 걸쳐 전력 향상의 효과를 얻었다.
넥센에 이어 FA 시장에서 쏠쏠한 재미를 본 팀은 한화다. 내부 FA인 포수 신경현을 붙잡은 한화는 불펜 투수로 활용할 수 있는 송신영을 영입했다. 마무리 투수 바티스타 앞에 등판하는 필승 불펜조를 한층 강화했다. 뒷문이 불안했던 올시즌과 달리 내년엔 철벽 불펜조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
내부 FA를 붙잡은 삼성과 두산은 전력을 유지하는데 만족했다. 다만 두산의 경우 외부 FA 영입을 통해 전력 강화를 노려볼만 했지만 움직이지 않았다. 지금은 김동주를 붙잡아야 하는 상황. 두산은 이제껏 외부 FA를 한 명도 영입하지 않은 전통을 또 이어가게 됐다.
SK는 불펜 투수였던 정대현과 '작은' 이승호의 이탈이 뼈아프다. 지키는 야구를 추구했던 SK 마운드에 힘이 떨어졌다. 임경완을 데려왔지만 정대현과 비교하면 많이 부족해 보인다. FA 포수 조인성의 활용도는 애매모호하다. 박경완과 정상호가 안방을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조인성을 지명타자로 쓰겠다고 밝혔지만 조인성의 공격력을 고려하면 다소 위험한 베팅으로 평가받고 있다.
롯데는 '작은' 이승호를 영입해 왼손 불펜 요원을 강화했다. 매년 왼손 투수가 부족했던 롯데 입장에선 큰 구멍을 메웠다. 하지만 중심타자 이대호가 빠져나간 공백이 너무 커 보인다.
객관적인 전력만을 놓고 평가했을때 이번 겨울 FA 시장에서 가장 큰 손실을 입은 팀은 단연 LG다. 내부 FA 4명중 왼손 불펜 투수 이상열만 붙잡았다. 중심타자인 이택근, 마무리투수 송신영, 주전 포수 조인성이 모두 떠나 버렸다. 외부 수혈도 없다. 즉시 전력감이 동시에 빠져나갔다. 이번 겨울 이들의 빈자리를 어떻게 채울지가 LG의 최대 숙제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