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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 강원, 초반 이적시장 주도할 수 있었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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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FC가 K-리그 겨울 이적시장 초반을 주도하고 있다.

예상하기 힘든 일이었다. 창단 3년 째인 올해 자본금 90억원이 대부분 잠식당해 10억원 안팎의 운영비 밖에 남지 않았다는 소식이 나온게 불과 2달 전의 일이었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강원은 10월 30일 정규리그가 끝나기 무섭게 선수 수급 전선에 뛰어 들었다. 이 결과 공격수 김은중(32)과 수비수 배효성(29) 같은 중량감 있는 선수들이 가세했다. 수원 삼성에서 임대로 데려온 오재석(21)도 완전 영입을 했다.

실상을 뜯어보면 배효성만 현금을 주고 데려왔을 뿐, 김은중과 오재석은 각각 서동현(26), 곽광선(25)과 트레이드로 얻은 선수들이다. 특히, 오재석은 수원에서 현금까지 얹어 줬다. 배효성을 데려올 때 투자했던 금액을 회수하고도 남는 액수다. 결국 선수 3명을 데려오고도 남는 장사를 한 셈이다. 장사 수완이 보통이 아니다.

남종현 사장의 과감한 결단도 주효했다. 20여년 간 기업체를 운영해 온 기업인 답게 '투자가 없으면 성과도 없다'는 발상을 했다. 이적 예산을 책정해 놓고 선수들을 물색하는 다른 구단과 달리, 일단 김상호 강원 감독의 구상을 들어보고 전권을 맡기는 쪽을 택했다. 부족한 자금은 사재를 털어서라도 지원하겠다며 잔뜩 힘을 실어줬다. 올 시즌 선수들의 경험 부족 탓에 많은 경기를 놓쳤던 김 감독은 든든한 지원 속에 자신의 새 시즌 구상을 척척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짧은 휴식기 동안 곳곳을 돌아 다니며 선수들을 일일이 만나 자신의 품으로 데려온 김 감독의 열정도 한 몫을 했다.

강원은 내년 시즌을 앞두고 베스트11을 물갈이 수준으로 바꿀 생각이다. 유현(27) 권순형(25) 윤준하(24) 등 그간 팀의 주축을 이뤄왔던 선수 대부분이 재계약 대신 자유계약신분(FA)을 택해 구단을 떠나기로 한 만큼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그러나 이미 보강한 배효성과 오재석으로 수비의 절반을 채웠고, 김은중의 존재는 기량과 경험 면에서 두 선수의 몫을 충분히 해 줄 만하다. 김 감독의 영입전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도 강원의 내년 시즌을 희망적으로 전망할 수 있는 이유다. 김 감독은 "여러 선수들을 만났고, 보강 작업도 계속 진행 중이다. 선수단은 올 시즌 아픈 기억을 배로 갚을 수 있는 힘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