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단일팀 유승민(29·삼성생명)-김혁봉(26)조가 국제탁구친선대회 피스앤드스포트컵에서 우승했다.
한국대표 유승민과 북한대표 김혁봉은 23일 새벽(한국시각) 카타르 도하의 아스파이어 스포츠 아카데미에서 열린 남자복식 결승전에서 판이용(미국)-그리고리 블라소프(러시아) 조를 3대0(11-9 11-3 11-4)으로 완파했다. 22~23일 양일간 한국-북한, 인도-파키스탄, 미국-러시아, 프랑스-일본, 중국-카타르 등 10개국 선수들이 조를 이뤄 남녀 복식 경기를 펼쳤다. 분쟁 지역의 선수들이 복식조로 나서 세계 평화를 기원하는 뜻깊은 이벤트다.
오른손 펜홀더 전형인 유승민과 오른손 셰이크핸드 전형인 김혁봉은 1번 시드를 배정받아 직행한 준결승에서 첸치(중국)-알 모한나디 아흐마드(카타르)조를 3대0으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1991년 일본 지바세계선수권 이후 20년만에 남북 단일팀을 이룬 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며 우승상금 1만5000달러를 사이좋게 나눠가졌다.
유승민은 경기 직후 가진 국제탁구연맹(ITTF) 홈페이지와의 공식 인터뷰에서 "북한의 파트너와 함께 첫 우승을 거두게 돼 정말 기쁘다. 함께 플레이하고 우승할 수 있는 기회가 앞으로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번 대회 메인 스폰서를 자청한 조양호 대한탁구협회 회장 역시 "스포츠가 정치적 장벽을 넘어 세계평화에 이바지할 수 있다는 믿음이 이번 대회를 후원하게 된 가장 큰 이유"라는 말로 피스앤드스포트컵의 각별한 의미를 설명했다.
한편 여자복식의 김경아(34·대한항공)-김혜성(17) 조는 결승에서 릴리 장(미국)-아나 티코미르노바(러시아) 조에 풀세트 접전 끝에 2대3(11-8 8-11 11-3 3-11 8-11)으로 패하며, 아깝게 남북 남녀 동반 우승을 놓쳤다. 준우승 상금 1만1000달러의 상금을 받았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