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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내년에는 아시아 올해의 선수상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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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열린 2011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올해의 선수 후보 기자회견장.

AFC 미디어 담당자들은 각국 기자들의 날선 질문에 진땀을 흘리고 있었다. 아시아 최고의 선수를 정하는 자리에 어떻게 단 두 명의 선수만이 참석하며, 이들이 진정으로 아시아를 대표하는 선수냐는 질타의 의미였다. 시상식에 반드시 참석해야하는 AFC의 규정상 2011년 아시아에서 최고의 선수는 하디 아그힐리(30·알 아라비)와 세르베르 제파로프(29·알 샤밥) 중 결정된다.

AFC 올해의 선수는 반쪽짜리 행사가 돼 버렸다. 자국리그 선수들이 강세를 보이는 중동의 경우 AFC 올해의 선수 시상식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한국, 일본 등 아시아축구를 주도하는 동아시아쪽에서는 이 행사에 대한 시선이 곱지 못하다. 유럽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에 대한 메리트도 없을뿐더러 일정상 시상식 참석이 어렵기 때문이다. 유럽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두차례나 경험한 박지성(30·맨유)이나 스코틀랜드리그 MVP까지 거머쥔 나카무라 순스케(33·요코하마 마리노스)는 유럽에서 아시아 최고의 선수로 평가받았지만 정작 AFC 올해의 선수상을 받은 적은 없다.

기자들이 선정하는 유럽 올해의 선수나 아프리카 올해의 선수와 달리 AFC는 포인트제로 운영한다. 일단 아시안컵같은 AFC주관대회나 월드컵처럼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대회에서 아시아를 대표에 참가한 경우에만 포인트를 얻을 수 있다. 자국나 유럽리그에서 아무리 좋은 활약을 보여도 인정되지 않는다.

포인트 산정방식은 AFC기술위원회가 경기MVP를 선정하고 대회의 경중에 따라 포인트를 차등으로 지급한다. 월드컵 결승전 경기 MVP가 됐을 경우에는 60점, 아시안컵 결승전 MVP는 40점, 아시아챔피언스리그 경기 MVP는 15점 등이다. AFC는 시즌 마지막 경기 후 최종 점수를 집계해 가장 많은 포인트를 얻은 선수 6명의 후보를 발표한다.

알 샤밥 이적 후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한 제파로프나 국내팬들에게 생소한 아그힐리 모두 초반 벌어놓은 포인트로 최종 후보까지 올랐다. 제파로프의 경우 아시안컵 경기 MVP 3회(75), FC서울소속으로 아시아챔피언스리그 경기 MVP 1회(15)를 수상하며 90점의 포인트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AFC의 관계자는 현행 올해의 선수 선정 방식에 대한 변화가 있을 것임을 예고했다. AFC 올해의 선수상의 권위가 떨어진 것은 모하메드 빈 함맘 전 AFC 회장의 독단 때문이었다. 각국 축구협회와 FIFA까지 나서 올해의 선수 수상 규정에 대해 비난했지만, 함맘 전 회장은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러나 개혁의 걸림돌이 된 함맘이 물러나며, 내년부터는 달라진 방식을 적극 도입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일단 포인트제는 변함이 없지만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의 활약상을 반영할 뜻을 내비쳤다. 일정상 선수들이 시상식에 참가할 수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시상식을 유럽 크리스마스 휴식기 기간으로 옮기는 방안을 적극 고려중이라고 했다. 내년에는 박지성 이청용(23·볼턴) 기성용(22·셀틱) 등과 같이 유럽을 누비는 한국선수들이 AFC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하는 모습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콸라룸푸르(말레이시아)=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