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오프 한을 풀자."
부산 KT 전창진 감독이 올시즌 '플레이오프 프로젝트'를 가동한다.
정규리그 성적에 연연하기 보다 플레이오프에 초점을 두고 시즌을 운영한다는 것이다.
전 감독은 프로농구판에서 공인된 '승부사'다.
2년전 2008∼2009시즌 최하위를 기록했던 KT의 지휘봉을 잡은 지 첫 시즌 만에 팀을 정규리그 2위로 끌어올렸다.
두 번째 시즌은 2010∼2011시즌에는 아예 정규리그 우승에 올려놓으며 우승 제조기의 명성을 입증했다.
지난 시즌 우승을 차지했던 KT였으니 이번 2011∼2012시즌에도 주변의 눈높이는 그 만큼 커졌다.
시즌 초반 KT가 한때 1승3패의 부진에 빠졌을 때 팀 안팎에서 잡음이 일어난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전 감독은 이후 늦게 발동이 걸린 팀을 다시 추슬러 23일 현재 공동 2위로 올려놨다.
선두 동부와는 2.5게임차. 지난 시즌 우승팀의 면모를 되찾으며 선두 탈환도 노릴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전 감독은 정규리그 우승에 굳이 목을 매달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전 감독은 "농구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눈앞의 성적에 연연하는 것 아니냐"면서 "KT는 이제 정작 큰 무대에서 승부를 걸어올 때가 됐다"고 말했다.
KT의 오랜 한을 풀고 있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것이 KT는 PO에서 한 번도 재미를 보지 못했다. 지난 2003년 KT의 전신인 KTF로 재창단한 이후 8시즌 동안 5차례 PO에 진출했지만 번번이 쓴맛을 봤다.
추일승 오리온스 감독이 이끌던 시절에는 2시즌 연속 6강 진출에 성공했다가 2006∼2007시즌 처음으로 챔피언결정전에 올랐지만 모비스에 밀리고 말았다. 전 감독이 부임한 뒤에는 2시즌 연속 4강에서 분루를 삼켜야 했다.
이런 아픈 추억들이 전 감독의 승부욕을 자극시켰다. 전 감독은 동부를 이끌면서 무려 3차례에 걸쳐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만들었다. 동부가 보유중인 진정한 우승 기록을 모두 전 감독의 손에서 나온 것이다.
역대 감독 가운데 신선우 전 SK 감독(KCC 시절 3차례)과 함께 가장 많은 챔피언 기록을 갖고 있는 전 감독이다. KT 지휘봉 3년차를 맞아 과거의 PO 성공기술을 재현하고 싶은 게 올시즌 숨은 목표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