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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LG, 80점대 징크스에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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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점 이상만 넣으면 이긴다."

프로농구 LG 프런트들은 지난 20일 SK와의 원정경기에서 무척이나 가슴을 졸였다.

2차 연장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을 펼치다가 103대102로 간신 승리했으니 그럴 만도 했다.

하지만 프런트들에게는 숨은 이유가 있었다. 이른바 '기분좋은 80점대 징크스'다.

LG는 22일 현재 올시즌 16경기를 치르는 동안 7승9패 공동 6위를 기록중이다. 공교롭게도 7승은 모두 80점 이상을 올렸을 때 챙겼다.

9패는 60∼70점대의 빈작에 그치면서 받아든 성적표였이니 '80점 이상=승리'의 법칙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SK전에서 2차 연장까지 가는 바람에 80점을 훌쩍 뛰어넘은 점수를 쌓아놓고 패할 것처럼 시소게임을 펼치는 모습을 보는 순간 징크스가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당연지사.

LG가 이처럼 행복한 고민을 하게 된 것은 최후의 용병 교체카드로 뽑아든 애론 헤인즈의 도움이 컸다.

LG는 헤인즈를 영입하기전 11경기를 치르는 동안 3승 밖에 하지 못했다. 당시 평균 득점은 72.5점이었다.

리바운드 제왕 오예데지가 수비에는 걸출하지만 공격력이 너무 약한 게 커다란 걸림돌이었다. 그래서 체구는 작지만 스피드와 득점력이 좋은 헤인즈에 모험을 걸었다.

지난 10일 헤인즈가 처음 출전한 날 미처 적응이 되지 않아 KGC에 62대76으로 패했던 LG는 이후 파죽의 4연승을 달리고 있다.

헤인즈가 가세한 5경기의 평균 득점은 82.4점. 무려 10점 가량이 많아졌다. 평균 실점도 오예데지 시절 79점에서 헤인즈 가세 이후 78.4점으로 줄었다.

공격력이 좋아지는 반면 수비에는 구멍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가 해소된 것이다.

김 진 감독은 "헤인즈가 투입되고 나서 현재 성공적으로 팀 플레이가 돌아가고 있다"면서 "지금까지는 별다른 문제점이 보이지 않는다"고 만족했다.

그도 그럴것인 오예데지와 달리 헤인즈는 골밑만 고집하는 게 아니라 포스트 중간 지점에서 골밑으로 파고 들어가는 개인기가 좋은 데다 상대 수비 한두 명을 달고 다닌다.

골밑은 물론 외곽슛까지 겸비한 서장훈에게는 그만큼 찬스가 많아지고 상대 수비의 부담을 덜 수 있다. 여기에 골밑에서 일단 자리를 잡고 해결사 역할을 하는데 능한 문태영까지 포지션이 겹칠 걱정을 하지 않게 됐다.

시즌 초반 뜻밖의 부진으로 눈물의 날의 보냈던 LG. 이제는 헤인즈 효과를 등에 업고 기분좋은 징크스까지 마음껏 만끽하고 있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