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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울산 준플레이오프, 수비 명가의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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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준플레이오프의 키워드는 '수비'다. 수원 삼성과 울산 현대가 엉덩이를 뒤로 뺀 채 잔뜩 웅크릴 채비를 하고 있다. 윤성효 수원 감독과 김호곤 울산 감독은 준플레이오프에서 공격에 무게를 둘 것이라 공언했지만 단판승부로 한 해 농사가 결정되는 만큼 팀의 특성을 버리기는 쉽지 않다.

정규리그 6위팀 울산은 올시즌 효율적인 축구를 했다. 공격보다 두터운 수비에 무게를 둔 뒤 측면 돌파로 역습 시도했다. '짠물 수비'로 쏠쏠한 재미를 봤다. 정규리그 30경기에서 29골을 내줘 전남 드래곤즈와 함께 최소 실점을 기록했다. 무실점 경기가 9번이나 된다. 반면 득점력은 빈곤했다. 경기당 1.1골이다. 시즌 내내 득점이 터지지 않다보니 수비에 무게를 뒀다. 울산의 견고한 수비진은 서울과의 6강 플레이오프에서도 위력을 발휘했다. 포백 수비진 중 국가대표 수비수 곽태휘-이재성 등 장신 수비수들이 중앙을 좌우 측면 수비에는 최재수와 이용이 나서 짠물 수비를 펼쳤다. 수세시에는 수비형 미드필더 고슬기와 에스티벤 등까지 수비진영까지 내려오는 등 7~8명이 수비에 포진했고 서울의 화력을 1실점으로 봉쇄했다. 수비가 안정되니 공격력도 놀라울 정도로 살아났다. 곽태휘가 중심이 된 강력한 압박 수비가 수원의 공격력을 무기력화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다.

수원은 공격과 수비의 조화가 좋다. 정규리그 30경기에서 51골을 넣었고 33실점을 허용했다. 득점률과 실점률은 정규리그 순위와 같은 4위다. 하지만 수원은 좋은 득점력에도 '수비축구를 펼친다'는 비난을 자주 들었다. 화려한 선수층을 앞세운 공격 축구에 대한 기대감이 크기 때문이다. 평소 수원은 '통곡의 벽' 마토를 중심으로 한 스리백과 포백을 혼용하는데 '잠그기'에 들어갈때는 수비수를 다섯명까지 두는 극단적인 수비 축구를 펼친다. 이 때문에 20일 홈구장에서 열린 부산과의 6강 플레이오프에서 이기고도 팬들의 원성을 샀다. 1-0으로 앞선 후반에 공격형 미드필더 오장은과 수비형 미드필더 박현범이 수비에만 치중하자 "공격해라, 수원" 소리가 수원 홈구장을 가득 메운 것. 상대팀도 아닌 수원의 서포터즈 '그랑블루'의 외침이었다. 윤 감독은 "체력 안배를 위해 공격을 자제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수원은 부산전에서 마토와 함께 수비의 한 축인 곽희주를 부상으로 잃었다. 최성환이 공백을 메웠지만 큰 경기 경험이 많은 곽희주의 공백이 아쉽다.

결국 수비가 강한 두 팀이기 때문에 선제골의 중요성이 더욱 커 졌다. 단판 승부는 내용보다 결과다. 어느 팀이든 먼저 '잠그기'에 들어간다면 수비를 무너뜨리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